드래프트는 하위권 팀의 ‘특권’이다. 프로야구뿐 아니라 모든 프로스포츠에서 드래프트는 하위권 팀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프로농구 KGC가 대표적 성공사례다. KGC는 2008∼2009시즌부터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 기간 드래프트 상위 픽을 싹쓸이해 오세근, 박찬희, 이정현 등을 지명한 뒤 2011∼2012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냈다.
그러나 프로야구 한화에는 어디까지나 ‘남 이야기’일 뿐인가 보다. 최근 4시즌 중 3차례나 최하위에 머물렀음에도 드래프트에서 상위 픽을 차지하지 못했다. 신생팀 NC와 KT 때문이다. 지난해 특별지명권을 가진 NC에 상위 픽을 내줘야 했던 한화는 올해는 KT에 가로막혔다. KT는 2차지명 1라운드 10순위 지명권을 시작으로 5장의 특별지명권, 2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잇달아 행사하면서 무려 7명의 선수를 연속으로 뽑았다. 한화는 또 연고지명 부활 특수마저도 KT의 우선지명으로 놓쳤다. 전면드래프트가 유지되고 신생팀 창단이 없었다면, 전체 1순위 지명권은 고스란히 한화의 몫이 될 수 있었다. 전 포지션에 걸쳐 전력 보강과 유망주 수급이 절실한 한화로선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신생팀의) 특별지명 5명은 너무 한 것 아니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