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 커 미인계 시구-장동건 변화구 시구(오른쪽). 스포츠동아DB
화려하지는 않지만 야구팬들을 즐겁게 한 이색 시구도 많았다. 평소 야구의 팬임을 자처한 스포츠 스타들은 물론 해외 스타들도 ‘필수 코스’로 야구장을 찾았다. 명장면으로 기록될 만한 이색 시구자는 누구일까.
● 스포츠 스타들의 ‘전공’ 살린 이색 시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시구 실력도 금메달감이었다. 2012 런던올림픽 양궁 2관왕 기보배는 일명 ‘활 시구’로 돋보였다. 2011년 5월26일 넥센과 KIA의 경기에서 볼을 화살에 끼워 날려 박수를 받았다. 런던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현우는 2012년 9월2일 삼성-넥센 전에서 시구 후 포수 진갑용과 파테르 자세를 선보여 재미를 선사했다. 체조 스타 양학선은 4월7일 두산-LG 경기에서 시구 전 공중회전을 선보였고,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금메달리스트 구본길은 지난해 8월31일 삼성과 넥센 전에서 펜싱 마스크를 쓰고 시구를 하는 이색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 내한 스타들의 ‘개념’ 시구
영화 ‘소피의 연애매뉴얼’ 홍보차 내한한 장쯔이는 2009년 8월14일 LG-롯데 전에서 그레이톤의 스키니진에 핑크 모자를 매치한 스타일로 정석에 가까운 투구 포즈와 시구를 선보였다. 영화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스타 미셀 로드리게즈는 5월12일 넥센과 SK 경기 시구에서 강속구로 시원함을 안겼다. 세계적인 톱모델 미란다 커는 6월13일 두산-SK 전에서 핑크색 두산 유니폼에 블랙 레깅스를 입어 몸매를 과시했다. 영화 ‘미스터 고’의 여주인공인 중국 여배우 서교는 7월7일 두산과 삼성 경기에서 야구공을 이용한 저글링과 함께 완벽한 폼으로 환호를 받았다.
● 선수도 놀란 스타들의 ‘시구 속도’
평소 동호회 활동 등 취미로 야구를 즐기는 남자스타들은 프로선수를 방불케 하는 승부욕 시구로 눈길을 끌었다. 장동건은 2009년 10월23일 KIA-SK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시속 93km의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꽂아 탄성을 자아냈다. MBC 드라마 ‘2009 외인구단’에서 주인공 ‘까치’ 오혜성 역을 연기한 윤태영은 같은 해 4월26일 SK-넥센 경기의 시구자로 나서 115km의 강속구를 던졌다. 고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했던 연기자 이태성은 윤태영의 기록을 뛰어넘는 시속 119km를 자랑했다. 하지만 강속구의 ‘종결자’는 따로 있었다. 지난해 5월18일 두산-LG 전에서 SBS 김환 아나운서는 132km의 강속구를 던져 최고의 기록을 썼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