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올 여름 최재훈 덕분에 이겨냈다”
9월로 접어들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시원한 바람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에게도 상쾌함을 선사한다. 가을이 가장 반가운 이들은 포수다. 각종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르는 포수들에게 올 여름 무더위는 너무 가혹했다.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26·사진)에게도 가을이 반갑기는 마찬가지. 그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8월 극심한 체력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올 여름은 정말 엄청 힘들었다. 5회가 넘어가면 현기증이 나기도 했다. 두 번 정도는 진짜 쓰러질 뻔했다. 특히 투수의 볼이 많아지면 정말 힘들다”고 밝혔다. 투수에게 맞혀 잡는 피칭을 요구하는 것도 더위 속에 수비시간을 짧게 하는 방법이지만, 이 같은 방법은 지양했다. 양의지는 “당장의 승패가 걸린 경기가 아닌가. 덥다고 투수리드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은 옳지 않다. 빠른 승부를 하다가 오히려 경기를 그르친다. 투수가 최고의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고 말했다.
양의지가 여름을 이겨내는 데는 백업포수 최재훈(24)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최재훈을 중용하면서 양의지의 출장을 조절했다. 양의지는 “(최)재훈이 아니었으면 진짜 힘들었을 것이다. 재훈이가 잘해준 덕분에 나도 쉬어가면서 체력안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포수로 전 경기 출전도 의미 있는 일지지만, 양의지는 ‘경기력 향상’이라는 현실적 부분에 무게를 뒀다. 그는 “포수로 전 경기 출전은 정말 힘든 일이다. 의미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집중력을 그만큼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보다 휴식을 통해 경기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