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토론토 레이예스 “류현진은 정말 영리한 투수”

입력 2013-09-04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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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 동아닷컴DB

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 동아닷컴DB

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 동아닷컴DB

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 동아닷컴DB

[동아닷컴]

“류현진은 뛰어난 투수이자 정말 영리한 투수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 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가 류현진(26·LA 다저스)에 대해 호평했다.

레이예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만난 동아닷컴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 7월 23일 토론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당시 5.1이닝을 던지는 동안 9피안타 4실점했지만 다저스가 토론토를 14-5로 크게 이기며 승리투수가 됐다. 레이예스는 이날 류현진과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쳤지만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류현진에게 완패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레이예스는 1999년 뉴욕 메츠에 입단한 뒤 2003년 6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05년부터 3년 연속 내셔널리그 도루왕에 오른 것은 물론 2006년과 2007년에는 메이저리그 전체 도루 1위에 올랐다. 올스타(4회)는 물론, 2011년에는 내셔널리그 수위타자에 오르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의 선수로 성장했다.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레이예스는 정든 메츠를 떠나 6년 총액 1180억 원에 마이애미로 이적했고 지난 겨울 토론토로 트레이드 됐다.

지난 3월에 열렸던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도미니카 대표로 출전한 레이예스는 팀의 주축선수로 활약하며 팀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소속팀에 복귀한 그는 4월 13일 캔자스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2루 도루 중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발목을 접질려 한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부상 때문에 3일 현재 올 시즌 70경기 밖에 뛰지 못한 레이예스는 타율 0.291 9홈런 30타점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 동아닷컴DB

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 동아닷컴DB


다음은 레이예스와의 일문일답.

-오랜 만이다. 그 동안 잘 지냈나?

“잘 지냈다. 어제 나에게 문자 보낸 것 봤다. 경기 끝나고 이동 중이라 정신이 없어 답장을 못했다. 그렇다고 나 미워하지 마라, 하하.”

-시즌 초에 다쳤던 발목은 어떤가?

“지금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발목 상태에 맞춰 경기하는 요령을 터득해 그럭저럭 꾸려가고 있다.” (레이예스는 지금도 왼쪽 발목에 압박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출전한다.)

-아쉽지만 올 시즌 토론토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됐다.

“(아쉽게) 그러게 말이다. 비록 한 때이긴 했지만 시즌 중반 우리 팀이 11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며 분위기가 좋았다. 그래서 올 해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돼 정말 아쉽다. 이래서 한치 앞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게 야구인 것 같다.”

-지난 7월 다저스 투수 류현진을 상대했다. 내셔널리그 수위타자까지 지냈던 빅리그 11년 차 베테랑 타자의 시각으로 그를 평가하자면?

“우선 류현진은 뛰어난 투수이자 정말 영리한 투수이다. 당신도 알겠지만 그의 구속은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다. 하지만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공의 움직임이 심해 타자가 느끼는 구속은 실제보다 더 빨라 보인다. 게다가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좋은데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효과적으로 잘 사용하더라. 특히 내가 타석에서 볼카운트가 몰렸을 때 류현진이 다음 공으로 무슨 구종을 던질 지 나름 예상했지만 번번히 빗나갔을 정도로 그는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도 매우 능했다.”

-그렇다면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투수 중 현재 어느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알기로 류현진이 현재 12승을 거둔 걸로 안다.”

-아니다. 현재 13승이다.

“와우! 정말인가? 그럼 더 이상 내가 할 말이 없다. 류현진의 성적이 그의 레벨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그는 최정상급 투수라고 말할 수 있다.”
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 동아닷컴DB

호세 레이예스(30·토론토). 동아닷컴DB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즌 후 특별한 계획이라도 있나?

“일단 시즌이 끝나면 집(뉴욕)에 돌아가 식구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올 겨울에는 아내와 함께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아이들도 데려갈 건가?

“(웃으며) 아니다. 아내와 단 둘이 갈 거다. 참, 그 동안 우리 애들이 많이 컸다.” (레이예스는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된 가족 사진을 꺼내 기자에게 보여줬다)

-아이들이 몇 살인가?

“네 살, 일곱 살, 여덟 살이다.”

-슬하에 딸만 셋인데, 당신을 닮은 아들이 있었으면 할 것도 같은데?”

“(웃으며) 그렇다. 나도 가끔 아들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가족계획은 아내의 의견도 존중해 줘야 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만약 생긴다면 당연히 낳아야 하지 않겠나? 하하.”

-한 때 레게 뮤직 가수로도 활동했다. 더 이상 앨범은 안 낼 건가?

“(웃으며) 가수는 무슨. 음악을 워낙 좋아해 앨범도 내고 뮤직비디오도 제작했지만 그건 단순히 취미생활일 뿐이다. 참 최근에 새로운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볼 수 있으니 한 번 찾아봐라.”

-다음에 뮤직비디오 제작할 일이 있으면 꼭 나를 불러달라. 댄서로 출연할 용의가 있다.

“알았다. 꼭 그렇게 하겠다.”

레이예스와의 인터뷰가 끝날 무렵 토론토의 일본인 내야수 가와사키 무네노리가 다가와 기자에게 꾸벅 인사를 하며 국적을 물었다. 한국인이라고 답하자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나는 가와사키입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최지만(22·시애틀) 때문에 작년 스프링캠프 때 먼 발치에서 당신을 본 적이 있다”고 하자 가와사키는 “오, 최상(さん)? 최상 굿 히터!”라고 말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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