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양키스 루이스 크루즈. 사진=루이스 크루즈 트위터
LA 다저스에서 류현진의 ‘절친’으로 통했던 루이스 크루즈(29)가 새 소속팀 뉴욕 양키스에서도 방출됐다.
크루즈는 올 초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스마트폰 번역 프로그램으로 류현진과 대화를 시도할 정도로 류현진의 미국 생활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서 화제를 모았고, 이 때문에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시즌이 개막된 후 크루즈의 성적은 부진했지만 류현진과 함께 한국식당을 방문하는 등 꾸준히 류현진의 곁을 지켰다. 하지만 시즌 초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지난 6월 지명할당 조치됐다.
이후 크루즈는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고 그 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크루즈의 타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양키스가 내야수 마크 레이놀즈를 영입하자 그의 자리는 더욱 좁아졌고 결국 지난 달 중순 또 다시 방출됐다.
크루즈는 양키스에서 총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2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다저스 시절에는 올 시즌 4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27 1홈런 6타점이 전부였다.
멕시코 출신인 크루즈는 지난 2000년 8월 보스턴과 계약하며 프로에 진출했다. 하지만 2008년 9월에서야 빅리그에 데뷔했을 만큼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에도 트리플 A와 빅리그를 오가는 고달픈 시간이 이어졌다.

올 초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루이스 크루즈(오른쪽)와 류현진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동아닷컴DB
이후 밀워키와 텍사스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친 크루즈는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일본프로야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아 계약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크루즈는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동아닷컴 취재진에게 이 같은 사실을 말해주며 “그 때 만약 일본으로 갔다면 지금 이렇게 류현진 같은 훌륭한 선수와 한 팀에서 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12년 다저스 산하 트리플 A에서 시즌을 맞은 크루즈는 지난해 7월 다저스 유격수 디 고든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빅리그로 콜업됐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한 활약을 펼치며 시즌 끝까지 메이저리그에 잔류했다.
오랜 시간 무명의 설움을 딛고 조명을 받기 시작한 크루즈의 이런 활약에 다저스 팬들도 환호했다. 당시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팬들은 그의 이름을 길게 연호하며 성원했다.
크루즈는 올 시즌 초 가졌던 동아닷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타격 슬럼프에 빠졌지만 곧 좋아질 것”이라며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또 “구단에서 오프시즌 동안 훌륭한 선수를 많이 영입해 줬다. 올해는 류현진과 함께 반드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수 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금, 류현진과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크루즈는 무적자 신분으로 전락해 대조를 이뤘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