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사이클링히트와 10연타석 안타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낸 LG 이병규는 시즌 막판 규정타석을 채워 생애 2번째 타격왕에 오를 수 있을까. 그는 정작 개인타이틀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지만, 주변에선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인 그가 8년 만에 다시 타격왕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만 39세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제2 전성기’
남은 17경기 4타석 이상땐 규정타석 충족
김기태감독도 팀 주장 위해 측면지원 약속
LG 주장 이병규(39)는 장외 타격왕이다. 이병규는 9일까지 81경기에 출전해 330타석에서 타율 0.360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타격 1위는 롯데 손아섭으로 타율 0.353이다. 이병규가 규정타석을 채우면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을 보면, 시즌 규정타석은 각 팀이 치른 경기수에 3.1을 곱해서 산출한다. 111경기를 치른 LG 타자들의 현재 규정타석은 344타석이다. LG 이진영은 8일 잠실 삼성전에서 344타석을 채웠고, 시즌 타율 0.334로 타격 2위에 올랐다.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올 시즌의 최종 규정타석은 396타석이다. 이병규가 남은 17경기에서 꾸준하게 4타석 이상 들어서면 규정타석을 넘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지금의 타율을 유지하면 생애 2번째 타격왕에도 등극할 수 있다. 이병규는 2005년 타율 0.337로 타격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병규는 올해 적지 않은 나이도 빼어난 타격감을 과시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출발이 늦었지만, 전반기까지 타율 0.391을 기록할 정도로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5월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던 LG도 이병규의 합류와 함께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8월 한 달간 타율이 0.302로 잠시 주춤했던 이병규는 9월 들어 치른 7경기에서 타율 0.320을 기록하며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LG 이병규. 스포츠동아DB
그뿐 아니라 이병규는 올 시즌 2가지 진기록도 수립했다. 7월 5일 목동 넥센전에서 역대 최고령 타자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했다. 7월 10일 잠실 NC전에선 첫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해 역대 프로야구 최초로 10연타석 안타를 완성하기도 했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병규의 올 시즌 목표는 오로지 팀의 우승이다. 이 때문인지 타격왕 등 개인성적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LG 김기태 감독은 주장이 규정타석을 채울 수 있도록 꾸준히 출전 기회를 줄 생각이다.
김 감독은 “규정타석을 채우면 각종 기록에 공식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다”며 이병규를 측면 지원할 뜻임을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