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편 찍던 톱스타들 다작 행렬 합류

입력 2013-09-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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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 티켓 파워를 인정받은 배우 설경구와 이정재, 송강호(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가 연이어 새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JK필름·주피터필름

■한국영화 흥행 이끄는 새 바람

송강호·설경구·이정재 주연작 줄개봉
올해 3인방 작품 5편 1989만 관객동원
남성편향·배역독점 등 부작용 지적도


스크린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톱스타급 배우들의 ‘다작 흥행’이다. 티켓 파워를 입증한 배우들이 두세 달을 주기로 흥행작을 내놓으면서 향후 배우 경쟁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무로가 비상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 스타급 배우들의 ‘주연 독점’이 더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는다.

이런 기류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최민식, 류승룡, 하정우 등 톱스타급 배우들이 휴식 없는 활동으로 출연작 대부분을 성공시켰다. 이후 이 같은 ‘다작 흥행’의 바람이 최근 또 다른 배우들에게도 전이된 양상이다. 송강호와 설경구, 이정재가 올해 들어 각자의 주연 영화를 잇따라 내놓으며 덩달아 흥행의 단맛을 보고 있다.

이들 세 배우가 올해 주연한 영화는 ‘신세계’ ‘감시자들’ ‘설국열차’ ‘스파이’ ‘관상’까지 총 5편. 24일 현재까지 이 작품들이 모은 총 관객수는 1989만 명에 달한다.

여기서 끝난 것도 아니다. 현재 상영 중인 송강호·이정재 주연의 ‘관상’은 빠른 속도로 800만 관객을 향하고 있다. 설경구는 10월2일 새 영화 ‘소원’을 내놓는다. 최근 시사회 직후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 흥행 전망은 밝다. 12월엔 송강호가 ‘변호인’을 공개한다.

송강호와 설경구는 ‘1년에 한 편만’이라는 나름의 원칙을 세우고 20년 가까이 활동해 왔다. 하지만 올해엔 ‘다작’의 길로 접어들었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작품마다 서로 다른 개성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배우들을 향한 관객의 지지도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배우들의 ‘다작 흥행’을 바라보는 영화계의 의견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송강호, 설경구, 이정재는 최근 몇 년 동안 흥행 측면에서 부진을 겪다 지난해부터 여러 영화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그 성과가 올해 나타나고 있다”면서 “늘어난 작품수만큼 변함없는 연기력으로 건재함을 보여줘 관객의 신뢰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특정 스타들의 ‘주연 독점’이 더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우려도 나온다. “배우의 외연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다작 흥행’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30대 중반∼40대에 이르는 남자배우란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영화가 남자 중심의 이야기에 편중됐다는 뜻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재는 다양해졌지만 작품을 이끌만한 주연급 배우는 늘지 않았다”며 “배우의 티켓 파워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도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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