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홈런도 친다” 타격코치 등 전문가들이 본 박병호의 특별함

입력 2013-10-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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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는 명실상부한 올해 최고의 타자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였던 지난해보다 훨씬 더 성장했고 진화했다. 넥센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일등공신임에 틀림없다. 타 구단 베테랑 타격코치들까지 약점이 없는 박병호를 보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포수 현재윤 “스윙궤적 넓고 빨라…승부할 공 없다”
박흥식코치 “몸쪽 약점 극복…선구안도 발전”
김무관코치 “승부요령도 좋아져”


“이제 박병호(넥센)의 시대가 열렸다. 최근 홈런타자들의 실종 속에서 박병호의 등장은 더 반갑다. 50홈런도 충분히 칠 수 있는 타자다.”(한화 장종훈 타격코치·1990∼1992년 홈런왕)

박병호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리그 최고 타자다. 현재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출루율 등 타격 5관왕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상대 입장에서 그는 공포 그 자체다. 포수 현재윤(LG)은 “최형우(삼성)와 최정(SK) 등도 물론 훌륭한 타자다. 하지만 타석에서 위압감은 박병호가 최고”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박병호는 왜 특별하며, 그는 어떻게 발전해갈까.


● 공과 닿는 면적이 넓은 스윙+빠른 배트스피드

박병호를 직접 상대하는 포수(현재윤)의 설명은 이렇다. 박병호는 스윙 궤적이 좋아 배트와 공의 닿는 면적이 넓다. 다른 타자들은 헛스윙을 하는 유인구도 박병호는 파울로 연결한다. 스윙스피드까지 좋다보니, 타이밍이 늦은 빠른 공도 헛스윙이 아니라 파울이 된다. 새로운 타격 기회를 끊임없이 양산하는 메커니즘이다. 결국 배터리는 ‘던질 공이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 박병호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완벽한 제구밖에 없다. 그러나 박병호의 배트스피드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이를 이겨낼 수 있는 구속까지 담보돼야 한다. 몸쪽을 찌르는 시속 145km 이상의 직구. 그러나 이 공을 3번 연속으로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몇이나 될까.


● 롯데 박흥식 코치 “50홈런도 가능”

지난 시즌까지 박병호와 호흡을 맞췄던 박흥식 롯데 타격코치는 박병호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병호는 2011시즌까지 배트헤드가 떨어져 나오면서 오른쪽 팔꿈치가 옆구리에 걸리는 스윙 메커니즘을 갖고 있었다. 몸쪽 공에는 약점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성실성과 영리함으로 이를 극복했다. “현재는 왼쪽 겨드랑이를 붙이면서, 왼팔로 배트를 짧고 빠르게 낚아채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9일 목동 두산전에서 2번이나 몸쪽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에는 선구안도 향상돼 투수로선 상대하기가 더 껄끄러워졌다. 박 코치는 “아직 박병호는 힘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승엽(삼성)처럼 부드러운 체중이동으로 타구에 더 많은 회전을 걸 수 있다면, 50홈런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LG 김무관 코치 “4∼5년은 꾸준해야”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타격 기술은 물론, 승부를 하는 요령도 좋아졌다. 그러나 리그에서 최고가 되려면 4∼5년은 꾸준해야 한다”며 이대호(오릭스)의 예를 들었다. 이대호는 2006년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에 오른 이후 2011년까지 6시즌 동안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다 일본으로 진출했다. 박병호가 2012∼2013시즌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하지만, 이승엽·이대호와 비교하기 위해선 좀더 꾸준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김 코치는 “향후에도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내년 시즌에는 상대의 견제가 더 심해질 것이다. 한번의 고비가 올 수도 있다. 4번타자는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정신력과 승부욕을 지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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