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정대세 “수당 받으면 두리 형에게 밥 사야죠”

입력 2013-10-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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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정대세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보였다. 9일 열린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승부를 가르는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트위터@bluemarine007

수원 삼성 정대세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보였다. 9일 열린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승부를 가르는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트위터@bluemarine007

■ 수원-서울 ‘슈퍼매치’ 승리 이끈 수원 FW 정대세

후반 37분 수원삼성 스트라이커 정대세(29)의 오른발이 번뜩였다. 상대 골키퍼도 어쩔 도리가 없는 완벽한 슛. 수원이 슈퍼매치 통산 30번째 승리를 확정한 순간이었다. 수원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숙명의 라이벌’ FC서울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32라운드에서 2-0으로 이겼다. 후반 13분 산토스에 이어 정대세가 쐐기를 박았다. 서울과 역대 전적에서 30승16무21패(FA컵, 리그 컵 포함)로 우위를 점한 수원은 5위를 유지했지만 승점 50(14승8무9패)으로 4위 서울(14승9무7패·승점 51)과 격차를 승점 1로 좁혔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사령탑 데뷔 후 서울전에서 첫 승을 올렸다. 1승1무1패.


‘두골 차로 승리’ 호언장담 스스로 증명
후반교체 불구 쐐기골…2-0 완승 견인
“2경기 3골…올해 목표 15골 채우겠다”



● 사죄 약속 지킨 정대세 “두리 형한테 밥 사겠다”

정대세는 데뷔 초부터 서울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슈퍼매치가 기다려진다”는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지나친 열정이 화를 불렀다. 4월14일 홈에서 열린 첫 서울전. 그는 전반 39분 경고누적 퇴장 당했고, 수원은 간신히 1-1로 비겼다. 이후 부상으로 잠시 전열을 이탈하며 8월3일 두 번째 승부(1-2 수원 패)는 건너뛰어야 했다.

당시 아픔을 잊을 수 없었다. 7일 경기도 화성의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정대세는 “우리가 두 골차 이상으로 이긴다. 만약 이번 서울전에서 골을 넣으면 팬들 앞에서 무릎을 꿇겠다. 첫 경기 퇴장 당한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라고 했다.

그는 결국 약속을 지켰다. 1-0으로 수원이 리드하던 후반 16분 서정진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사실 불안한 상황이었다. 서울의 응집력이 되살아나던 시점이었다. 킥오프를 앞두고 서 감독은 “부상에서 갓 회복돼 100%% 컨디션이 아니다. 정대세는 선수들이 지칠 후반에 투입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기대는 적중했다. 짧은 시간 저돌적인 몸싸움과 과감한 드리블로 예열을 가한 그는 한 순간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문전 왼쪽 지역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볼을 받은 뒤 오른쪽으로 돌며 탄력을 이용한 채 오른발 킥을 시도했고, 볼은 그대로 서울 골망을 출렁였다. 시즌 9호골.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채 뛰어간 곳은 푸른 물결을 이룬 수원 서포터스 앞이었다. 3만6000여 홈 팬들은 열광했다. 정대세는 거기에서 큰 절로 사죄의 뜻을 전했다.

공식인터뷰에 나선 정대세는 “슈퍼매치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승점 6의 가치가 있다. 뛰는 내내 함성을 들으니 독일 시절이 기억났다. 사과한다는 약속까지 지켜 좋았다”면서 ‘절친 선배’ 서울 수비수 차두리(33)에게도 잊지 않고 한 마디 건넸다. “앞으로 수당 받을 테니, 밥 좀 사드리겠다.”

이어 정대세는 “올해 15골을 목표했는데, 3개월 간 부상으로 쉬며 10골로 줄일까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연속 3골을 넣다보니 15골을 채울 것 같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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