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데뷔 후 오랜 시련을 견뎌 온 강성훈(26·신한금융그룹)이 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린 ‘최경주-CJ인비테이셔널’에서 3년 만에 프로 통산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대회 주최자인 최경주가 우승을 확정지은 강성훈을 축하해 주고 있다. 사진제공|KPGA
2011년 PGA 진출 첫 해부터 부진
“나갈 대회 없어 최경주 선배에 부탁
자신감 회복…꼭 다시 PGA 오를것”
3년연속 우승도전 최경주 공동21위
강성훈(26·신한금융그룹)이 우승의 갈증을 풀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겸 아시안투어로 열린 ‘최경주-CJ인비테이셔널’(총상금 75만 달러)에서 3년 만에 프로 통산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강성훈은 13일 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파72·6608m)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김태훈(28·타이틀리스트)과 요티 란다와(인도·이상 7언더파 281타)를 5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3년 6개월 만에 맛보는 꿀맛 같은 우승이다. 2010년 4월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시작된 긴 우승 가뭄에서 벗어났다. 우승상금은 13만5000달러(약 1억4400만원).
강성훈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기대주였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골프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해 KPGA 투어 롯데스카이힐 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 무대에서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0년 첫 우승 이후 2011년 미 PGA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면서 꿈의 무대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곧바로 시련이 찾아왔다. PGA 첫해 21개 대회에 출전해 70만2382달러를 벌어 시드를 잃고 말았다. 2012년 다시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PGA 재입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30개 대회에 나갔지만 예선을 통과한 건 7차례에 불과했다.
2013년엔 웹닷컴(2부)투어로 밀려났다. PGA 투어 생활보다 수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자신감을 잃은 탓에 성적은 더 바닥으로 떨어졌다. 21개 대회에 나가 5만6075달러를 버는데 그쳤다.
이번 우승은 강성훈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성적이 부진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었는데 이번 우승이 자신감을 되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좋은 전환점이 될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정말 열심히 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PGA 투어로 올라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우승에는 운도 따랐다. 강성훈은 KPGA 투어 시드가 없는 상태다. 이번 대회에 출전 기회가 없었지만 선배 최경주의 도움을 받았다.
강성훈은 “웹닷컴 투어를 모두 끝내고 더 이상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러다 최경주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이 대회에 나오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최경주 선배가 기꺼이 초청장을 보내줘 대회에 나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강성훈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 우승으로 아시안투어 출전권까지 덤으로 얻었다. 2년 간 출전권을 보장받았다. 한편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최경주(43·SK텔레콤)는 합계 이븐파 288타를 쳐 공동 21위를 기록했다.
여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