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벨트란 속한 팀은 100% CS 탈락 카디널스, 앞서고도 불안한 이유

입력 2013-10-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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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또 다시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인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 4차전에서 LA 다저스를 4-2로 제압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통산 19번째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았다. 그러나 43세로 젊은 편인 마이크 매서니 카디널스 감독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었다. 사이영상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를 잇달아 상대해야 하는 데다, 7차전까지 끌려갈 경우 ‘카디널스 킬러’ 류현진(26)을 또 만나야 하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카디널스를 상대로 14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방어율 제로(0)를 기록했다.

탈락 위기에 몰렸던 다저스가 17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NLCS 5차전에서 오랜만에 폭발한 타선 덕에 6-4로 카디널스를 누르고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 1988년 이후 2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르게 된다.

시계추를 1년 전으로 돌려보자. 카디널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한 NLCS에서 3승1패로 앞서다가 내리 3패를 당해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5차전에서 7.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자이언츠 선발 배리 지토에게 눌려 0-5로 영패를 당했고, 6차전에선 에이스 크리스 카펜터를 내세우고도 라이언 보겔송에게 삼진을 9개나 당하며 1-6으로 패했다. 운명의 7차전에선 자이언츠 선발 맷 케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가운데 카일 로시가 초반에 대량 실점하는 바람에 다시 0-9로 영패를 당했다. 마지막 3경기에서 카디널스가 1점만을 뽑아낸 사이 자이언츠는 20점을 올려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카디널스의 또 다른 불안 요소는 바로 ‘벨트란 팩터’다. 카를로스 벨트란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200으로 저조하지만 10타점이나 올리고 있다. 다저스와의 NLCS 1차전에서 그레인키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홀로 3타점을 올렸던 그는 17일 5차전에서도 3회초 가운데 담장 상단을 강타하는 3루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빅리그 16년차인 벨트란이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나선 것은 올해가 4번째다.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가 속한 팀은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2004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벨트란은 현 소속팀 카디널스를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3승4패로 패했다. 뉴욕 메츠로 둥지를 옮긴 2006년에도 역시 카디널스에게 3승4패로 분패했다. 그리고 자신을 2번이나 울린 카디널스 소속이 된 지난 시즌에도 자이언츠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공교롭게도 지난해까지 3차례 모두 벨트란이 활약한 팀이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승4패로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카디널스 팬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이제 올해 NLCS는 무대를 카디널스의 홈구장 부시스타디움으로 옮겨 19일 6차전에 이어 20일 7차전을 남겨두고 있다. 홈 어드밴티지를 안은 카디널스가 유리한 형편이지만, 20대 중반의 좌완투수 커쇼와 류현진의 어깨에 팀의 운명을 건 다저스의 대역전 드라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저스와 카디널스의 최후 혈투에서 운명의 여신은 어느 쪽에 미소를 지을지 궁금하다.

다저스타디움|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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