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정의 은인, 쿠리하라를 기리며…

입력 2013-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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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틀간 쿠리하라배 특별경정

한국경정의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일본인이 있다.

쿠리하라 코이치로(65)씨. 31년간 일본 경정의 특급 선수로 활약하다 1999년 은퇴한 뒤 경정중계채널(JLC)의 해설자로 활동하다 일본경정계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의 경정 출범을 돕기 위해 혈혈단신 한국으로 왔던 사람이다.

그는 2001년 8월 경정훈련원 교관을 맡고 사비를 털어 일본에서 경정 모터 10기와 보트 7척을 들여왔다. 1∼3기 후보생들이 그 보트로 훈련을 했고 쿠리하라의 지도를 받아 경정선수로 데뷔했다. 그는 한국 경정의 경주운영, 심판 판정, 시설, 장비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했다. 한국경정 관계자들은 “쿠리하라가 없었다면 한국경정도 없었다”고 평가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는 2002년부터 매년 10월 그의 이름을 딴 ‘쿠리하라배 특별경정’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경정의 은인을 기념하는 가장 오래된 대상경주다.

‘쿠리하라배’가 열리면 모든 선수들은 출전여부와 상관없이 미사리 경정장에 모인다. 경정선수로서의 가져야 할 모든 걸 가르쳐 준 ‘영원한 스승’을 만나기 위해서다.

올해 ‘쿠리하라배 특별경정’은 23일부터 2일간 열린다. 1∼35회차 상위 성적 24명이 참가해 예선을 통과한 6명이 24일 14경주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상금은 우승 1000만원, 2위 600만원, 3위 450만원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쿠리하라 선생은 현재 일본에서 수제빵집을 운영하며 복지시설에 빵을 제공하는 등 제2의 인생에서도 주변의 존경을 받고 있다”며 “매년 대상경주에 맞춰 방한해 수상자들에게 자비로 만든 순금 메달을 선물한다”고 전했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쿠리하라배’ 결승경주가 열리는 24일 고객들에게 비타민 음료와 단팥빵 2000개를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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