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한이-두산 이원석(오른쪽).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두산은 뜻하지 않은 부상 변수를 만났다. 삼성은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가 부상으로 2차전 라인업에서 빠졌다. 박한이는 24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투수 앞 기습번트를 댄 후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왼손 중지 부상을 입었다. 박한이는 병원에서 부상 부위 검사를 받았다. 다행이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결과가 내려졌지만 타격 시 방망이 그립을 정상적으로 잡을 수 없어 2차전 출전을 포기했다. 그는 “1루에서 살고 싶어 본능적으로 슬라이딩을 하게 됐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2차전을 앞두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박한이의 상태를 점검했지만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류 감독은 “하루 결장하고 이동일 휴식을 취하면 3차전에는 출전하지 않겠나”라며 희망적인 얘기를 했지만 일단 부상 회복 속도를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박한이의 빈자리에는 좌타자 정형식이 배치됐다.
두산도 2차전에서 3루수 이원석이 부상으로 교체됐다. 이원석은 25일 경기 전 타격훈련을 하다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다. 선발 라인업이 이미 작성됐지만 라인업 교환 전이어서 부상이 심하면 교체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원석은 “뛸 만하다”며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결국 2회초 2루 땅볼을 친 뒤 전력질주를 하지 못하고 아웃됐다. 그리고는 2회말 수비에서 김재호로 교체됐다. 두산 관계자는 “왼쪽 옆구리 근육통을 호소해 선수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밖에도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상황들이 이어졌다. 2회초 1사후 2루타로 나간 오재원이 기습 3루도루를 성공하는 과정에서 3루를 지키던 삼성 박석민의 무릎에 왼쪽 어깨가 부딪치면서 잠시 쓰러져 있었다. 이어 3회초에는 이종욱이 상대 선발투수 밴덴헐크의 강속구에 오른쪽 무릎 위쪽을 강타당해 쓰러져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오재원과 이종욱은 다행히 교체할 만큼 큰 부상은 아니어서 경기를 계속 소화했다.
한국시리즈는 쌀쌀한 날씨로 인해 선수들의 체온 유지가 쉽지 않고 근육을 빨리 굳는 만큼 부상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선수들의 부상 방지는 한국시리즈를 판가름할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