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 “이번엔 ‘하위10% 남자’를 위해 노래합니다”

입력 2013-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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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그룹 퓨어. 사진제공|퓨어엔터테인먼트

“이번엔 귀엽고 상큼한 매력입니다.”

팀 이름만 여성스러운 줄 알았더니 콘셉트마저 ‘귀엽다’. 5인조 남성그룹 퓨어(수혁 지민 찬휘 정빈 영후). 4월 데뷔앨범 ‘난 아직도 널’ 이후 6개월 만인 10일, 두 번째 음반 ‘결혼하는 날’이란 노래로 돌아왔다.

데뷔작을 통해 강렬한 남자 이미지를 선보였던 이들은 이번엔 “귀엽고 상큼하게” 반전매력을 선보인다. 바가지 머리에 반바지와 긴 양말 차림으로 ‘처키춤’을 춘다. 처키춤은 공포영화 ‘사탄의 인형’에 등장하는 공포스런 인형 ‘처키’의 동작을 연상시키는 춤이다.

“한마디로 귀여운 남자죠. ‘결혼하는 날’은 사랑했던 여자와 결국은 결혼을 하는 내용인데, 그 기쁨을 춤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그런데 바가지 머리에 멜빵, 반바지와 양말…. 사실 여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멋있게 보이고 싶어 하는 20대 초중반의 멤버들도 거부감도 있었을 것 같다.

“멋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 나이이지만, 우리는 존재감을 알리고 싶다. 단 한명이라도 우리를 보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좋겠다.”

‘결혼하는 날’은, 볼품없지만 순정 하나만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사로잡아 결국 결혼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퓨어는 이를 두고 “하위 10%를 위한 노래”라고 소개한다.

“여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결혼에 성공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하위 10%’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겁니다. 비호감 남자는 결혼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결코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실제 주인공이 있다고 퓨어는 말한다. 바로 자신들의 소속사 대표 이야기다. 소속사 퓨어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작곡가인 박상현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노래를 만들었다. 알고 보면 지금의 아내에게 “영원히 당신은 사랑하겠다”는 사랑의 서약인 셈이다.

‘결혼하는 날’이라는 제목에 맞게 퓨어는 팬들을 상대로 축가 이벤트를 벌인다. 결혼을 앞둔 커플의 사연을 받아 이들 중 감동적인 스토리를 가진 10쌍을 선정해 직접 축가를 불러주는 이벤트다. 퓨어는 “단순히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춤도 같이 보여준다”고 했다.

퓨어는 첫 음반활동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곡은 좋았는데 아직 인지도가 없었던 탓에 좋은 노래를 알리지 못해 아쉬웠다는 설명이다.

“첫 음반활동 하면서 느낀 게 많다. 이번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그 아쉬움을 바탕으로 이번엔 열심히 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

퓨어의 이번 음반에는 또 한 가지 깊은 의미를 가지는 곡이 있다. 고 박용하가 드라마 ‘올인’ 삽입곡으로 부른 ‘처음 그날처럼’이 리메이크돼 수록됐다.

“일본팬들이 아직도 박용하를 추모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잊혀지고 있다. 고인의 2주기에 납공달을 찾았는데, 당시 비가 오는데도 일본팬 2000명이 찾아온 것을 보면서 감동받았다. 한류 1세대인데 빨리 잊혀지는 게 아쉬웠다. ‘처음 그날처럼’은 고인을 잊지 말자는 의미다.”

수록곡 ‘함께’는 시리아 내전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인 퓨어는 이 곡의 수익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처음 그날처럼’ 수익금 역시도 박용하의 이름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해, 고인의 생전 선행의 뜻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첫 음반에서 ‘친근한 오빠’의 이미지를 주기 위해 ‘아이돌’과 ‘제대돌’의 합성어로 ‘아제돌’이란 수식어로 홍보를 했던 퓨어. 이번엔 기부돌이란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를 것 같다.

“앞으로 인기가 높아져 바빠지더라도 팬들과의 소통은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퓨어는 조만간 일본활동도 본격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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