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렸다. 삼성 이승엽이 5회말 1사 만루 타석에서 동점 적시타를 치고 나간 후 김태균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구|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류 감독이 줄곧 5~6번 지명타자로 중용했으나 6차전까지 23타수 3안타 타율 0.130에 불과했고, 타점은 0개였다. 특히 2차전에서는 두산이 연장 10회 1사 2·3루의 끝내기 위기에서 앞 타자인 최형우를 볼넷, 채태인을 고의4구로 피하고 만루에서 이승엽과의 승부를 선택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나마 여기에서도 힘없는 2루 땅볼을 치는데 그쳐 3루주자가 홈에서 아웃 당했다. 결국 삼성은 이 경기를 패하면서 KS를 아주 어렵게 끌고 갔다. 기사회생에서 7차전까지 KS를 몰고 왔지만 이승엽은 비장했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 오늘 경기가 가장 중요한 경기다. 비장하게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참으로서 얼굴을 들기 힘든 성적이었지만 언제나 절망적 순간에서 결정적 한방으로 흐름을 바꿨던 이승엽이었다. 2002년 KS, 2008년 베이징올림픽, 그리고 일본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 시절이 그랬다.
“그냥 오늘 하루, 1경기에서 승리하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던 이승엽의 반전은 마침내 5회말 연출됐다. 1-2로 뒤지던 삼성은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앞 타자 박석민이 좌익수 얕은 플라이로 아웃돼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이어 6번 지명타자로 등장한 이승엽은 두산 바뀐 투수 핸킨스를 상대로 4구째를 잡아당겨 1~2루간을 꿰뚫는 깨끗한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이 안타로 삼성은 2-2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6회 대량득점의 기반을 다졌다. 단 1개의 적시타로 ‘이승엽은 이승엽이다’를 증명했다.
대구|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