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발렌틴’을 찾아라 발등에 불 떨어진 구단들

입력 2013-11-0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외국인 한도 3명으로 확대…타자 영입 새 변수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는 5일 2014시즌부터 외국인선수 보유한도를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3명 중 1명 이상은 반드시 야수를 택해야 한다. 또 경기당 2명의 용병만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된다. 단, 제9구단 NC는 4명 보유-3명 출전을 양해 받았다. KBO 이사회 최종 의결과 더불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의 세부협의 등 몇몇 절차가 남아있지만, 사실상 내년 시즌부터 외국인타자가 한국프로야구에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구단 스카우트는 우수 외국인타자 영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선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트르)이 60홈런(아시아신기록)을 날리며 ‘외국인타자 신화’를 쓰기도 했다.


● 외국인타자 영입, 발등에 불 떨어진 스카우트

10월께부터 외국인선수 보유한도 확대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각 구단 스카우트팀에는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타자에 대해 축적된 자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카우트팀은 보통 마이너리그 시즌이 한창인 매년 여름 미국으로 건너가 다음 시즌 수혈할 외국인선수를 살펴본다. 최근 한국프로야구는 외국인선수 엔트리를 주로 투수로 채웠다. 올해 역시 대부분의 스카우트는 투수 위주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A팀 스카우트는 “올 여름에도 외국인선수 보유한도 확대에 대한 소문은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확정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투수 쪽 자료를 확보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 외국인타자 영입의 조건은?

발렌틴도 일본 진출 첫 해(2011년)에는 타율 0.228(홈런 31개)에 그쳤다. 한국 같은 실정에선 퇴출이 유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보유한도가 없는 일본에선 더 기회를 보장할 수 있었고, 3년차에 ‘괴물’이 됐다. 외국인선수를 마냥 기다려 줄 수 없는 한국프로야구의 특성상, 한국무대와 궁합이 맞는 야구 스타일은 선수선별의 중요한 조건이다. 메이저리그 출신도 중도 퇴출된 경우가 허다해 경력만을 놓고 거액을 투자할 수는 없다. 이른바 ‘한국형 외국인선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스카우트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한다. 그래서 스카우트들은 현지 실사를 통해 개별 선수를 꼼꼼히 살피고 인터뷰도 진행한다. B팀 스카우트는 “정공법인 미국과는 달리 한국야구는 변칙승부가 많다. 타자의 경우, 변화구 대처 능력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인터뷰를 통해 팀에 융화할 수 있는 성격인지, 한국 진출에 대한 의지는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미국 내 정보망 총동원 ‘한국의 발렌틴’을 찾아라!

그러나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올 시즌 일련의 과정을 생략한 채 외국인타자를 선별해야 한다.

이미 9월 마이너리그 시즌이 종료돼 당장 미국으로 건너가도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에이전트를 통해서도 자료를 얻을 수 있지만, 자신의 상품을 팔기 위한 ‘허위 과장 광고’도 허다하다. 이런 블라인드 테스트일수록 스카우트의 인맥이 빛을 발하기도 한다. B팀 스카우트는 “선수의 성격은 객관적 리포트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미국 내 정보망들을 총동원해 선수에 대한
구체적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너리그 경기도 모두 영상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검토하느라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특히 영입 대상인 선수가 잘 하지 못한 경기를 살펴보는 것도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