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웃는 연습 했더니, 웃을 일이 자꾸 생기네요”

입력 2013-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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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창수’를 2년 만에 관객에게 선보이면서 임창정은 함께 고생한 사람들이 떠올라 눈물을 보였다. ‘보살펴야 하는 자식 같은’ 작품을 계기로 그는 또 한 번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김민성 기자 marine@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영화 ‘창수’로 돌아온 임창정

9·10월 발표한 두 곡, 기대 이상의 인기
2년 동안 기다린 영화 ‘창수’ 28일 공개
후속작 고르는 동시에 정규음반 준비 중
“나를 인정하자 웃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믿기 어려우면 속는 셈치고 해보라”고 배우 임창정(40)은 권했다. 얼마 전부터 자신이 일부러 시작한, 웃는 연습이다. 화장실에서까지 소리내 웃는 법을 익혔다는 그는 “신기하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했다.

사실 임창정의 ‘요즘’은 웃을 일이 더 많긴 하다. 9월과 10월 연달아 내놓은 노래 ‘나란 놈이란’과 ‘문을 여시오’가 기대를 뛰어넘어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하루에도 순위 변화가 극심한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이 두 곡은 장기 순항 중이다.

동시에 2년 동안 가슴 졸이며 개봉을 기다렸던 영화 ‘창수’(감독 이덕희·제작 영화사 아람)를 28일 공개한다. 개봉에 앞서 열린 시사회에서 임창정은 눈시울까지 붉혔다. 느닷없이 눈물이 터져 나왔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고 했다.

“믿기지 않았다. 극장 뒤편에 앉아있는 제작자의 얼굴이 보였고, 바로 옆엔 그동안 마음고생했던 감독이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순수한 마음을 갖고 영화를 하는 사람들이다. 우린 ‘창수’로 팔자 고쳐보겠다는 게 아니니까. 고마웠다.”

연기자로 살아온 시간이 20년. 그동안 출연한 작품 역시 20편을 넘긴 베테랑 배우인 그에게 ‘창수’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는 “열 명의 자식이 있어도 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자식이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보살펴야 하는 자식 같은 영화”. 그가 ‘창수’를 대하는 마음이다.

“자, ‘창수’ 이야기를 해보자. 세상에 억울함 없는 사람이 있을까. 남자라면 누구나 이해할 만한 남자가 창수다. 주머니는 비었고, 뒤돌아 후회할지언정 남들 앞에선 허세 부린다. 그게 남자의 심리이고, 나 역시 그렇다. 하하!”


임창정은 인터뷰를 하는 한 시간 남짓 동안 쉼 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억지처럼 보이지 않은 건, 눈 밑에 둥글게 지어지는 부드러운 주름의 영향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활약이 부진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는 편안히 웃어 보였다.

“난 서서히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거다. 그래도 건강하게 아팠다. 내 위치를 인정하고, 나를 인정했다. 그랬더니 웃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 사실 그동안 나에게 여러 일이 있지 않았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웃을 수밖에.”

오랜만에 내놓은 노래가 인기를 끌면서 그는 매주 TV 음악프로그램 무대에도 선다. 이젠 아이돌 그룹 팬들의 응원까지 받는다. “이제야 비로소 무대를 즐기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고 임창정은 말했다.

대중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건 곧 바빠진다는 의미. 내년 초까지 임창정의 스케줄도 꽉 차있다. 그럼에도 여력이 되는 한 일요일은 비워둔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일요일엔 반드시 세 아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여름엔 수영장으로, 가을엔 야외공원에, 겨울엔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거의 모든 공연을 챙겨본다. 아직 어린 막내에게는 눈을 뗄 수 없지만 첫째와 둘째는 제법 아빠의 일도 이해하는 것 같다.”

임창정의 향후 행보는 분주하다. 액션스릴러와 코미디, 휴먼드라마 장르의 시나리오를 받아두고 다음에 출연할 영화를 고르고 있다. 동시에 내년 3월 발표할 정규음반도 준비 중이다. 출시에 맞춰 전국 투어 콘서트에도 나선다.

이 모든 일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한 가지를 임창정은 올해 말까지 이룰 생각이다. “담배 끊어야지. 체력이 달려 더는 안 되겠다.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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