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힘겨웠던 4연패 탈출기

입력 2013-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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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격투를 방불케 한다. 25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외환-신한은행전에서 양 팀 선수 5명이 골밑에서 격한 몸싸움을 벌이며 리바운드를 다투고 있다. 부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김지현 종료 31초 남기고 역전3점포
신한에 69-67 승…선수들 눈물 펑펑


“(남자프로농구) 동부도 연패를 끊었던데….”

하나외환은 개막 4연패에 빠져있었다. 하나외환 조동기 감독은 25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의 홈경기에 앞서 “동부도 연패를 끊었더라”는 말부터 꺼냈다. 12연패를 당하며 힘겨운 시즌을 보내던 동부와 4연패에 빠져있는 하나외환의 동변상련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동부는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1위 SK를 상대로 기나긴 연패를 끊었다. 조 감독 입장에선 부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나외환은 해체된 신세계를 인수했지만, 사실상 신생팀이다. 김정은이라는 기둥 외에도 채워야 할 게 아직 많다. 조 감독도 “신생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개막 후 2패를 했을 때 선수들이 ‘역시 안 되는 것 같다’는 이른바 ‘멘붕(멘탈붕괴)’에 빠진 것 같았다. 3번째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스포츠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하나외환 선수들은 이날 작심한 듯 1쿼터부터 신한은행 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조 감독도 “4연패를 한 뒤 선수들이 오히려 마음을 다잡았다. 모든 걸 다 내려놓은 듯 편안해진 것 같다”며 “나키아(샌포드)가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 선수들의 신뢰가 떨어진 게 사실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움직임이 좋아지고 있다. 나키아가 골밑에서 역할을 해준다면 훨씬 팀이 좋아질 것이다. 신지현 등 좋은 선수들도 수혈되고 있다. 2∼3년 내 팀이 분명 좋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감독의 간절함이 선수들에게 전달된 것일까. 하나외환은 신한은행을 상대로 줄곧 5점차 내외의 시소게임을 펼쳤다. 지난 시즌 신한은행을 상대로 당한 7전패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치열한 몸싸움도 불사하며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그 중심에는 김정은(13점·9리바운드·5어시스트)이 있었다. 팀이 2쿼터까지 리드하다 3쿼터 역전을 허용했지만, 김정은이 차근차근 득점을 성공시키며 추격해나갔다.

결국 하나외환은 경기 종료 31초를 남기고 김지현의 결정적 역전 3점슛을 앞세워 신한은행을 69-67로 누르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그제야 조 감독의 얼굴에도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박하나를 비롯한 하나외환 선수들은 눈물로 기쁨을 대신했다.

부천|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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