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빠스껫 볼’ 도지한, 눈빛으로 열정과 설움을 담다

입력 2013-12-25 0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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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설움이 동시에 담긴 눈빛의 배우 도지한(22)을 만났다.

그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빠스껫 볼’(극본 김지영 장희진, 연출 곽정환)에서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난 움막촌 출신의 농구스타 강산 역을 맡았다.

강산의 생존과 출세를 향한 열망부터 식민지 시대 억압으로 인한 설움까지 도지한은 눈빛과 섬세한 연기로 깊이 있게 표현했다.

“사실 저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게 아직도 쑥스러워요. 어쩐지 좀 민망하더라고요. 그런데 곽정환 PD님은 제가 무척 잘한다고 칭찬해주세요. 극 후반부에서 떨어진 밥알을 주워 먹는 장면을 보며 잘한다고 소리까지 지르셨대요.(웃음)”

그가 특히 어렵게 느꼈던 점은 사투리 연기다. 서울 태생인 도지한은 사투리 억양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다른 배우들의 대사를 듣고 따라하는 연습을 했다.

“엄마 역의 박순천 선생님과 공형진 선배도 사투리를 잘 하는데, 저는 네이티브가 아니니 따라해도 힘들더라고요.(웃음) 또 호흡을 맞추는 상대에 따라 억양이 달라져야하는 점도 어려웠어요. 움막촌 사람들을 대할 때와 성공가도에서 만난 사람들을 대할 때 말투가 또 다르거든요.”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신을 물어보니 그는 주저 없이 탄광촌 장면을 꼽았다. 강산과 인부들은 만주노역으로 끌려가 탄광촌에서 일하며 착취를 당했다.

“초반에는 민소매 운동복을 입고 추운 실내에서 농구 경기를 하는 촬영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런데 탄광 한번 갔다 오니 농구가 정말 좋아지더라고요. 탄광촌은 먼지도 무척 많고 온도가 영하 9도였다는데 체감 온도는 더 추운 것 같아요. 다녀와서 하루 동안 끙끙 앓았죠.”

그간 도지한은 연기를 통해 많은 육체적 노동(?)을 해왔다. 육상선수와 소방수 등의 역할을 맡으며 뛰는 장면을 찍고, 이번 작품에서 역시 농구 선수로 활약하며 많은 땀을 흘려야했던 것. 그는 “당분간은 멜로 등 다른 연기를 하고 싶다”고 토로하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얻은 것도 많다. 시대극이니 만큼 다른 배우들과 매주 지방의 촬영지를 돌아다니며, 또 농구를 통해 함께 땀을 흘리며 돈독한 우정을 다졌다.

“운동을 하며 몸을 부대끼다보니 정말 친밀해지더라고요. 또 촬영이 끝나면 농구로 내기를 했어요. 경기에서 진 사람이 밥을 샀죠. 저는 한 번도 산 적이 없어요.(웃음) 또 촬영 현장이 춥고 땀도 많이 흘리며 고생하다보니 음식이라도 제대로 먹자고 늘 맛있는 음식을 찾아먹었어요. 돌이켜보면 즐거운 추억인 것 같아요.”


그는 이어 “시청률 성적이 저조하긴 했지만, 주연으로서 다양한 면모를 연기해보고 또 좋은 사람을 만난 것만으로 무척 소중한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도지한은 12월은 충분히 쉰 후 2014년부터 다시 바쁘게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우선 12월 말까지는 잠적할래요.(웃음) 충분히 쉬고 1월 초쯤 작품을 선택하려고요. 개인적으로 로맨틱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남자들의 로망인 느와르 액션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내년에 바람은 올해처럼 쉬지 않고 연기하는 겁니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세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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