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스껫 볼’ 시대극+액션+영상미…케이블 드라마 진화에 일조

입력 2013-12-18 15: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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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빠스껫 볼’(연출 곽정환, 극본 김지영 장희진)이 케이블 드라마의 성장에 일조하며 막을 내렸다.

‘빠스껫 볼’은 tvN 개국 7주년 드라마로 기획돼 지난 10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빠스껫 볼’은 기존의 케이블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무게감 있는 시대극의 시도와 화려한 액션신, 첨단 CG등의 볼거리로 시청률을 넘어선 드라마의 질적 발전을 이뤄냈다.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높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주제의식을 지닌 청정드라마로써 지상파 드라마와 동시간대 맞대결을 펼쳤다는 도전만으로도 의미있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시대를 넘어선 화합메시지

지난 17일 방송된 ‘빠스껫 볼’ 마지막 회에서는 암울한 시대를 바꾸기 위해 농구경기장에서 폭탄의거를 계획한 주인공 ‘강산’(도지한 분)과 그의 동료 ‘이홍기’(지일주 분), ‘배성원’(정승교 분)이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펼쳤다.

일본제국주의를 선전하기 위해 기획된 대동아대회에서 삼엄한 경계를 뚫고 폭탄을 던지기까지 일촉즉발 위기가 연이어 터졌지만, 결국 강산이 폭탄을 던지는데 성공했다. 일제 강점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살았던 청춘들이 하나로 화합해 쏘아 올린 공이 날아가며 열린 결말을 선보인 ‘빠스껫 볼’은 시청자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방송 말미 제작진은 마지막 자막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청춘에 바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빠스껫 볼’ 관계자는 “과거를 치열하게 살았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의 청춘들에게 에너지와 감동을 전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보다 훨씬 앞선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젊은이들도 취업과 빈부격차, 부조리한 현실 때문에 고민했고, 그들이 화합하고 치열하게 그 시대를 살아냈기에 역사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왔다는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 오늘날의 청춘에게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하고 싶었다는 전언이다.


●신구 배우들의 의미있는 조화

‘빠스껫 볼’은 또한 신인 배우들이 극 중심으로 나서 신예 발견을 이루고, 연기파 중견배우들이 출연해 신구 조화로도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신예 배우들은 시대의 아픔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눈길을 끌었다. 성공에 목말라 한때 양심을 버렸던 ‘강산’은 가족과 사랑 앞에 의연한 남자로 거듭났고, 조선 최고 농구스타 ‘민치호’(정동현 분)는 민족자본가인 아버지(안석환 분)가 일제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았던 강한 의지를 이어받았다. 철부지 부잣집 딸에서 강단 있는 사업가로 성장한 ‘최신영’(이엘리야 분), 수동적인 하녀 생활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고봉순’(박예은 분) 등 주요 인물들은 시대의 격랑 속에서 한층 성숙해졌다.

의식 있는 기성세대를 대표하며 죽음으로 일제에 항거한 ‘민태신’(안석환 분), 반면 탐욕의 화신으로 끝까지 악행을 일삼으며 권력의 중심을 향해 달려간 ‘최제국’(김응수 분), 선악을 넘나드는 애증의 캐릭터 ‘공윤배’(공형진 분) 등 중견배우들의 명품 연기 또한 빛났다. 이들은 주인공들이 부딪치고 아파하면서 성장하는 청춘을 연기하는 동안 든든하게 중심을 지켰다.

팔색조 연기로 극의 활기를 불어넣은 조희봉과 진한 모정을 감동의 연기로 소화한 박순천(금남 역), 코믹과 정극 연기를 넘나들며 감동을 전한 진경(밤실댁 역), 표리부동한 친일파 연기가 일품이었던 이한위(윤덕명 역)와 고인범(변준표 역)의 열연도 ‘빠스껫 볼’의 의미 있는 행보에 힘을 실었다.

●첨단 CG기술 시도…영상미의 발전


또 한 가지, ‘빠스껫 볼’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케이블 드라마의 의미있는 발전을 이뤄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30~1940년대를 세심한 촬영과 CG기술로 고스란히 재현해 시청자들에 볼거리를 제공했다. 작품 곳곳에 등장한 일제강점기 대도시 경성의 모습은 책 속에서만 보았던 거리와 건물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1940년대 경성의 번화가인 혼마치 거리, 조선총독부와 경성역을 비롯한 당시의 주요 건물들, 주인공 ‘강산’의 거주지이자 당시 도시빈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움막촌 등 디테일이 살아있는 배경은 물론, 주인공 ‘강산’을 비롯한 인물들은 이 배경 속에서 살아 숨쉬며 이전의 다른 시대극에서 느낄 수 없었던 현장감과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 밖에도 독창적인 카메라 워크로 농구의 묘미를 살린 액션 신 등을 선보이며 tvN 드라마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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