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신은섭 “어릴 적 꿈은 유도선수 나를 이끈건 가족의 힘”

입력 2014-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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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다시 신인으로!” 신은섭은 지난해 부진의 큰 이유로 느슨해진 정신 자세를 꼽았다. 그래서 그는 재도약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겨울훈련에 땀을 쏟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새해 새 각오’ 동서울팀 신은섭

아버지 권유로 중학교때 사이클 전향
힘들때마다 용기·격려…최고 지원군
연말 팀대항 단체추발전 우승 자신감
올해는 초심 돌아가 슈퍼특선급 도전


경륜 한해 성과를 좌우하는 훈련팀의 동계훈련. 요즘 동서울팀 훈련 현장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연말 열린 이벤트 대회 ‘팀 대항 단체추발전’ 우승의 기분 좋은 후유증이다. 창단 3년의 신생팀이 다른 28개 팀을 누르고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더구나 선수 4명이 한 몸처럼 달려야하는 ‘단체추발전’에서 우승해 팀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동서울팀 우승의 중심에는 신은섭(27·18기·특선)이 있었다. 멤버 구성부터 훈련과 작전 수립을 주도했고, 실전에서는 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연전연승을 이끌었다. 신은섭 개인으로도 지난해 잦은 낙차와 부상 등의 불운을 날리고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 팀 단체추발전 우승을 예상했나.

“사실 우리도 놀랐다. 다른 팀이 A급 디스크 바퀴를 달고 훈련할 때, 우리는 고교 선수들이 버린 중고를 테이프로 붙여 훈련했다. 준결승 진출이 목표였는데 후배들이 잘 해줬다.”


- 상금 400만원은 어떻게 썼나.

“팀 송년회에 사용했고 자전거를 사서 팀 명의로 경기도 광명의 복지시설에 기증했다.”


- 연말 그랑프리는 결장했다.

“지난해 10월 창원경주에서 실격 제재를 받아 출전권을 못 받았다. 그랑프리에 대비해 몸을 만들어왔기에 실망감이 컸다. 무엇보다 부모님과 임신 중인 아내에게 미안했다. 큰 대회를 앞두고 집중력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 아내?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

“25세 때인 2012년 10월에 결혼했다. 4월이면 아빠가 되는데, 아내 뱃속의 아기를 ‘두부’라고 부른다. 하얗고 건강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 서울체고, 한체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자전거를 원래 좋아했나.

“어린 시절 꿈은 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다. 아버지가 ‘비전이 좋다’며 권유해 중학교 때 사이클로 바꿨다. 한동안 적응을 못해 힘들었고, 집에 오면 ‘그만두겠다’고 떼를 쓰기도 했다. 그때 아버지가 경륜선수의 동영상을 보여주며 용기를 주었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경륜선수 신은섭’도 없었을 것이다.”


- 3년간 경륜선수로 산 소감은.

“18기 훈련원을 2등으로 졸업했다. 겁 없던 데뷔 첫해는 슈퍼특선급도 멀지 않아 보였다. 2년차부터 갬블스포츠의 특성을 알면서 강자들을 인정하는 이른바 ‘순리 레이스’를 구사했는데, 근데 이게 독이 되고 말았다. 실력이 늘지 않고 지난해엔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초심을 찾자고 결심했고 요즘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 즐겨먹는 음식이 있나.

“웨이트를 열심히 하는데 닭가슴살을 많이 먹는다. 평소엔 ‘울 엄마표 김치찌개’가 최고의 보양식이다.”


- 목표는.

“경륜선수로 이끌어준 부모님을 위해 꼭 빨간 바지(슈퍼특선급)를 입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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