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파파, 음악의 깊이는 마흔 둘…열정과 패기는 스물 둘

입력 2014-0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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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희·김석원·이명원이 가수 박상민(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과 손잡고 ‘미스터파파’의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각각 연주자로서 20년 경력의 베테랑인 이들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평균 42세 아빠들이다. 사진제공|차인프로덕션

조삼희·김석원·이명원이 가수 박상민(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과 손잡고 ‘미스터파파’의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각각 연주자로서 20년 경력의 베테랑인 이들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평균 42세 아빠들이다. 사진제공|차인프로덕션

■ 첫 싱글 발표한 40대 신인밴드 미스터파파

작년 ‘슈스케5’서 아쉽게 탈락한 5인조
3명 다시 뭉쳐 길거리 공연부터 새출발

연주·작곡·음악감독 등 20년 베테랑들
박상민 객원 참여…40대 신인밴드 완성

김건모 20주년 앨범 수록 ‘남자의 인생’
이 시대 아버지들 삶·애환 담아 재탄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문구들. 모두 미스터파파(김석원·조삼희·이명원)를 향하고 있다. 평균 42세, 하지만 결성 1년이 채 되지 않는 신인밴드 미스터파파가 14일 첫 싱글 ‘남자의 인생’을 내고 의미 있는 항해를 시작한다. 이들의 항해에 가수 박상민도 객원가수로 함께 나섰다.

사실 이들은 제각각 연주자로서는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작년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5’의 작은 스타였다. 5월, 5명으로 결성된 미스터파파는 자작곡 ‘파파 돈 크라이’란 노래를 예선에서 선보여 ‘아빠들의 희망’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베테랑 연주인들로 구성돼 다른 참가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기량을 과시해 우승 후보로까지 꼽혔다.

하지만 당시 보컬을 맡았던 차진영의 가사 실수와 불안한 무대로 결선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후 차진영은 탈퇴하고, 드러머 이상훈은 모 가수의 밴드로 돌아갔다. “스무 살 시절의 꿈을 그렇게 포기할 수 없”었던 남은 세 사람은 미스터파파를 지키기로 했다. ‘슈퍼스타K5’ 탈락의 충격을 뒤로하고 모든 커리어와 자존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길거리 공연에 나섰다.

“‘슈퍼스타K’ 당시 각자의 모든 경력을 다 내려놓고, 쑥스러움도 없이,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모두 밴드에 대한 열망을 품었던 스무 살 시절의 초심.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다.”

김석원과 조삼희, 이명원은 이문세 이승철 김건모 신승훈 이소라 이은미 등 국내 유명 가수들의 공연에 연주자로 참여해왔다. 김석원은 그룹 코리아나 멤버 홍화자의 차남으로, 클라라와는 사촌지간이다. 가수 리사의 데뷔곡 ‘사랑하긴 했었나요’와 장나라 데뷔곡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등을 썼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음악감독도 맡았다. 조삼희는 토이의 객원보컬로 두 장의 앨범에 참여한 바 있다. 이명원은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과에서 강의한다.

“마흔이 넘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밴드의 꿈을 이뤘다. 많은 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준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현실은 이들에게 설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아이돌 세상이 된 가요계에서 40대 신인밴드의 설자리도 없어 보인다.

“아이돌 중심으로 가요계가 돌아가는 것을 한탄할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되고. 미스터파파가 가요계 균형이 잡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에너지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미스터파파만의 음악으로 자리를 잡고 싶다.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내 음악을 한다’는 생각에 모든 쑥스러움은 사라진다. 항상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매 음악 최선을 다해서 만들고 부르면서, 죽을 때까지 하겠다.”

미스터파파의 첫 곡 ‘남자의 인생’은 2011년 김건모 20주년 앨범에 담겼던 곡으로, 이 시대 아버지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애절한 노랫말과 미스터파파의 진정성 있는 연주와 편곡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기에 프로듀서 김창완의 추천으로 박상민이 합류했다. 미스터파파는 앞으로 객원가수 체제로 활동할 계획이며,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선보일 생각이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우리의 색깔을 특정하고 싶지 않다. 다만 감성적인 음악을 하고 싶다.”

존재만으로 우리 가요계의 어떤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미스터파파는 여름쯤 다양한 느낌의 신곡을 담은 미니앨범을 발표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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