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쉰 목소리…갑상샘 이상신호

입력 2014-0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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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 초음파검사를 받고 있는 환자. 갑상샘암 발병률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암 발병률 1위도 갑상샘암이다. 두근거림과 손떨림, 초조감,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면 갑상샘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완치율이 90%를 웃돌지만 10∼20년 뒤에도 재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스포츠동아DB

■ 갑상샘 질환의 모든 것

인체 대사 관여 호르몬 조절 담당 갑상샘
분비 과다 땐 우울증…기능 저하 땐 변비

갑상샘암, 완치율 높지만 평생 재발 위험
방사선 치료·가족력 있다면 꼭 정기검진


# 49세 이모 씨는 1년 전 폐경이 왔다. 그 후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이 빨개지고 후끈 열이 오르는가 하면 우울증 증세까지 보였다. 무기력으로 인해 누워있는 일이 잦았지만 피로는 가시지 않았다. 잠을 자도 개운치 않고, 사우나나 마사지를 해도 여전히 피로는 몰려왔다. 때론 목소리가 쉰소리로 변할 때가 있다. 피곤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혹시나 해서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갑상샘암이었다.

2012년 갑상샘질환 환자는 110만명(국민건강보험공단 집계). 간질환자 120만명, 뇌질환자 100만명과 맞먹는 숫자다. 최근 갑상샘암 발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 국내 암 발병률에서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청심국제병원 김종형 내과과장은 “갑상샘 질환이 자주 발생하는 중년여성, 가족력이나 방사선 치료 병력이 있는 사람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중년들에게 흔한 질병으로 떠오른 갑상샘 질환에 대해 김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고 잘 먹는데도 체중이 감소한다면?

갑상샘은 갑상연골의 아래쪽, 숨을 쉴 때 공기의 통로가 되는 기도 앞쪽에 있는 나비모양의 기관으로, 갑상샘 호르몬을 생산 및 저장했다가 필요한 기관에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갑상샘 호르몬은 체온조절, 호흡, 심장수축 및 각종 호르몬 대사 등 인체의 대사과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갑상샘 호르몬이 지나치게 분비되면 갑상샘기능항진증이다. 증상은 이렇다. 두근거림과 손떨림, 초조함과 신경이 예민하기도 하고 대변 횟수가 증가해 화장실을 자주 간다. 또 식욕은 왕성한데도 체중이 감소한다. 골다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눈이 튀어나오거나 안구건조증,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들이 나타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기도 한다.

반대의 경우인 갑상샘기능저하증은 수족냉증이나 만성피로, 식욕부진,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나고 생리불순과 변비를 호소하기도 한다.


● 20년이 지나도 재발하는 끈질긴 놈

갑상샘암은 다른 암보다 진행 속도가 느리고 완치율이 90%를 웃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갑상샘암의 95%를 차지하는 유두암은 치료 시 98%의 완치율을 보인다. 다른 암은 5년 안에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라고 보지만 갑상샘암은 10∼20년 뒤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완치가 됐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갑상샘암은 왜 걸리는 것일까.

대부분의 갑상샘암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방사선에 과다 노출된 경우, 또는 유전적 요인 등이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 간혹 미역이나 다시마 등 요오드 첨가식품을 먹지 않아 갑상샘암에 걸리기 쉽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갑상샘은 요오드를 이용하여 갑상샘 호르몬을 합성하고 분비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요오드 결핍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요오드 함유 음식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 갑상샘 가족력 있다면 정기검진 필수…반드시 호르몬제 치료?

갑상샘의 뚜렷한 예방법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상샘질환의 치료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흔히 갑상샘에 이상이 생기면 반드시 호르몬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나 갑상샘 절제수술로 갑상선이 호르몬 생성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흔한 갑상샘질환인 갑상샘염은 급성 세균성 감염에서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샘염(하시모토 갑상샘염)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염증질환이다. 대부분의 갑상샘염은 갑상샘의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특별히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갑상샘 염증이 갑상샘 세포들을 손상시키면 갑상샘 기능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 때에도 수개월의 치료 후 염증이 가라앉으면 대부분 갑상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다만 소수만이 영구적인 갑상샘기능저하증이 되어 영구적으로 호르몬제 치료를 해야 한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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