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D는 범죄, 오티즈는 영웅?… 약물에 대한 이중성

입력 2014-01-13 09: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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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발표가 있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세 가지의 큰 소식이 전해졌다.

첫 번째로는 다나카 마사히로(26)의 협상, 두 번째는 알렉스 로드리게스(39·뉴욕 양키스)의 162경기 출전 정지. 세 번째로는 데이빗 오티즈(39·보스턴 레드삭스)의 연장계약 추진.

이러한 소식에 로드리게스가 수많은 비난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 반면, 오티즈는 별다른 잡음 없이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영웅의 재계약 추진이라는 평을 들었다.

상반된 반응과는 달리 두 선수는 모두 금지약물에 관련된 선수다. 로드리게스는 이미 모두가 아는 것처럼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금지약물 선수.

오티즈 역시 매니 라미레즈와 함께 지난 2003년 실시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선수다.

게다가 오티즈는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 금지약물 선수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와 오티즈 두 금지약물 선수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물론 사무국의 처벌 역시 사뭇 다르다.

로드리게스가 수많은 비난을 받으며 16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데 비해 오티즈는 보스턴의 영웅 대접을 받으며 연장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오티즈는 금지약물 선수로 불리기보다는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던 보스턴에게 월드시리즈 3회 우승을 선물한 영웅으로 평가되는 시각이 많다.

일례로 오티즈는 지난해 11월 보스턴 시장 선거에서 기명 투표(투표용지에 기재된 후보를 찍지 않고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직접 공란에 쓰는 것)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또한 기존의 금지약물 선수와는 다르게 은퇴 후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수의 선수와 팬을 기만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로드리게스에게 내린 162경기 출전정지 처분은 결코 과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오티즈 등의 금지약물 선수에 대한 처벌 역시 동반돼야 한다.

로드리게스는 부정을 저질렀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로드리게스를 희생양 정도로 취급하며 계속해 다른 금지약물 선수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외면한다면 이는 매우 불행한 일이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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