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 “데뷔작서 1000만 관객…마음은 오히려 홀가분”

입력 2014-0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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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을 향해 쾌속질주 중인 ‘변호인’에서 고문에 시달리는 대학생을 실감나게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임시완. “작품이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제공|스타제국

■ 영화 변호인서 고문 시달리는 대학생 실감 연기 임시완

‘해품달’ 이어 영화 ‘변호인’ 대히트
다음 작품은 욕심 없이 할 수 있을듯
송강호·김영애? 잊지 못할 존재들
쉬지않고 여러 인물 도전하고 싶어요


“늘 해왔던 대로 쭉 하자는 주의다. 솔직히, 지금처럼 유지하는 게 더 어렵잖나.”

‘시크’한 말투다. 길게 얘기하는 법도 없다. 그런데도 정곡은 찌른다.

연기자로 차츰 자리잡아가고 있는,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임시완(26). “새해를 맞았다고 요란하게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라는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지금껏 내가 가진 것보다 많이 받았다. 책임감이랄까. 연기만 바라보는 많은 지망생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요즘 임시완에겐 여러 수식어가 따른다. 자주 오르내리는 건 ‘기록의 사나이’. 2012년 연기를 시작하며 출연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시청률 40%%를 돌파하더니 영화 데뷔작 ‘변호인’은 1000만 관객을 넘어설 기세다. 실력을 검증받기 전, 따르는 ‘운’이 상당하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직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숙소에서 멤버들과 부대끼며 지내서 그런가. 평범하다.(웃음) 평생 연기한다고 해도 이런 대단한 기록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긴 하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

들뜬 기색 없이 덤덤하게 말하는 그에게선 줄곧 진지한 낯빛이 엿보였다. “다음 작품은 욕심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은 건 그런 이유에서다.

‘해를 품은 달’ 성공 이후 젊은 관객을 겨냥한 여러 영화의 제의를 받았지만 선택은 실험성 짙은 모바일영화 ‘미생’이었다. 스크린에 본격 나선 ‘변호인’에선 1980년대 고문 피해에 시달리는 대학생을 연기했다. 임시완은 “아직은 소속사에서 권하는 작품에, 그것도 오디션에 붙어야만 연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론 쉬지 않고 여러 인물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부산이 실제 고향인 그는 부산대 기계공학과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아이돌 기획사의 연습생이 됐다. ‘변호인’이 그린 시대를 감히 상상하지도 못한 나이다.

“우리 부모가 겪어온 시대다. 그래서 생소했다. 하지만 영화가 선배들이 지나온 시간과 우리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 매개체처럼.”

‘변호인’의 부산 시사회를 찾은 그의 부모는 아들의 연기를 보고 ‘고생했다’며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곤 아들과 연기한 송강호를 만나 ‘이끌어줘 고맙다’는 인사도 건넸다. 임시완에게 송강호와 김영애는 “잊지 못할 존재들”이다. 촬영 내내 “진심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말을 해주던 선배들이다.

영화에서 ‘적’으로 만난 곽도원에 대해서도 마음은 남다르다. 곽도원의 이름이 나오자 그는 웃음부터 터트렸다.

“아주 친한 형이다. 하지만 카메라만 돌면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형과 함께한 덕분에 내 첫 영화 무대인사가 더 특별했다. 객석 난입 무대인사라고 해야 하나. 춤까지 췄으니. 신세계였다.”

요즘은 시시때때로 ‘변호인’의 관객수를 확인하며 마음 졸이지만 한편으론 “언제든, 어디로든 떠날 준비를 마친 여행 준비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보낸 혼자만의 여행 기운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 시작한 요리도 임시완이 집중하는 취미 가운데 하나다. “TV를 보다 문득 관심이 생겼다”고 하지만 칼을 잡은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요리 잘 하는 남자에게 여자들은 매력을 느낀다고 하던데…. 지금 기타를 배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하!”

‘혹시 외로운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냥,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라고 해두자.”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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