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암투병, ‘독종’ 김태술의 눈물

입력 2014-0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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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 스포츠동아DB

“내가 아프다고 하면 아버지가 더 걱정”

부친 췌장암 악화에 속앓이…원형탈모까지 생겨

프로농구(KBL) KGC인삼공사 김태술(31·사진)은 선수들 사이에서 ‘독종’으로 불린다.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은 기필코 해내는 의지력, 심리상태와 상관없이 경기에 몰입하는 집중력에서 비롯된 수식어다.

김태술은 최근 2년간 심한 마음고생을 해왔다. 암 투병 중인 부친의 병세 때문이었다. 그는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 병원으로부터 아버지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데뷔 첫 우승의 기쁨도 잠시, 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는 그였지만, 아버지의 존재 앞에서는 독종이기 전에 ‘아들’ 김태술이었다. 지난해 여름, 아버지의 병세는 더욱 악화됐다. 설상가상 대표팀 훈련도중 그는 발목 부상을 입었고 온전치 못한 상태로 시즌을 맞았다. 부상과 체력저하에 마음마저도 편치 않았다.

계속된 몸고생, 마음고생에 지난해부터는 장염을 달고 살았다. 김태술은 “내가 아프다고 하면 아버지가 더 걱정을 하실까봐 부상이나 장염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했다. 대표팀 합숙 때는 원형탈모까지 있었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 원형탈모가 있었다는 것은 대표팀 멤버들만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합숙생활 중 외박이나 부산 원정길에 병원을 찾았던 그는 지난주 부산 원정 때에도 아버지를 만났다. 김태술은 “아버지가 몰라볼 정도로 수척해지셨다. 병원에서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 하더라.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KCC와의 경기 후 김태술은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올 시즌 농구를 너무 못해서 TV 인터뷰 기회가 없었다. 때마침 인터뷰를 하게 되어 아버지께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버지 생각 때문에 농구를 못한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병상에 계신 아버지께 떳떳한 아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뒤에, 시즌이 끝나면 아버지 곁을 지키고 싶다”고 아버지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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