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상한 그녀’ 심은경 “꽃다운 20대, 후회 없이 살고 싶다”

입력 2014-01-31 0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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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꽃다운 스무 살 처녀가 된 배우 심은경이 새해를 맞아 동아닷컴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방년 20세, 꽃다운 나이가 된 배우 심은경이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로 돌아왔다. 그는 올해 첫 작품으로 70대 할머니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 20대가 됐으니 달콤한 로맨스나 풋풋한 청춘드라마를 찍을 법도 한데 그의 결정은 과감했다.

“‘수상한 그녀’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성인연기자로 발돋움하게 해줬고 제 나이 때 색다른 연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어요. 저 역시 추억이 담긴 앨범처럼 서른 살이 되고 마흔 살이 됐을 때도 다시 찾아보게 될 작품일 것 같아요.”

‘수상한 그녀’는 70대 할머니가 우연히 들어간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스무 살 시절의 외모로 돌아가 전성기를 다시 누린다는 이야기. 이 영화에서 심은경이 연기한 70대 오두리는 능청스럽다. 화려한 입담과 욕설, “남자는 그저 처자식 안 굶기고 밤일만 잘하면…”이라는 19금 발언까지 어색함도, 부족함도 없다. 어린나이에 70대의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관찰과 노력이다.

“제 부족함 때문에 영화를 망칠까 출연고사를 했어요. 그러다 다시 대본을 읽고 감동을 받아 꼭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감독님과 대본 리딩을 많이 했어요. 70대 할머니의 행동이나 말투가 어색할까봐 많은 고민을 하고 연구했어요. 또 나문희 선생님과 동일한 인물이기 때문에 초반 선생님의 모습을 모니터 하며 선생님의 재미있고 특징적인 모습을 오두리 캐릭터에 녹여 표현했어요.”

배우 심은경.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제 막 성인이 된 심은경은 수개월간 70대의 삶을 살아오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며 ‘나도 언젠가는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고 손자, 손녀도 보겠구나’라고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묘했다”며 “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세월이기에 사람들이 인생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상한 그녀’의 큰 볼거리 중 하나는 심은경의 노래실력. 극 중 심은경은 손자인 반지하(B1A4 진영)와 밴드활동을 시작하며 ‘나성에 가면’, ‘하얀 나비’ 등 주옥같은 70,80년대 가요를 부르며 화려한 노래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는 “노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며 힘든 연습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뭐 어려울 게 있나 싶었어요. 그런데 노래라는 게 그냥 냅다 지르는 게 아니더라고요. 목소리가 예쁘게 나오는 방법도 있고 발성을 배우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아이고, 연기자가 된 게 어찌나 다행인지. 하하.”

배우 심은경.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스무 살이 된 심은경은 하고 싶은 것을 잔뜩 쌓아 놨다. 음악활동도 하고 싶고, 글도 많이 써보고 싶단다. 가슴 한 편에는 대학 입시도 생각하고 있다.

그는 “캠퍼스 생활을 경험하고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싶지만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하며 연기 활동에 전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정말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공부 말고 하고 싶은 거요? 그림도 배우고 싶고요. 미술에 소질은 없는데 전시회 가는 것을 좋아해요. 소망이 있다면 인지도를 쌓고 많은 분들이 저를 알게 되면 음반을 내고 싶어요. 연기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견문을 넓혀 앞으로의 배우 생활에 있어 후회 없이 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설 연휴를 맞아 명절인사를 부탁했다. 그는 “‘수상한 그녀’를 많이 봐주시는 게 설 연휴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주연배우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귀여워 보여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설날에 많은 분들이 가족들과 함께 ‘수상한 그녀’를 봐주시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올해 좋은 작품을 만나 연기 활동에 전념하겠습니다. 건강 조심하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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