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핸드볼대표팀 김태훈 감독이 6일(한국시간) “아시아선수권대회의 아쉬움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털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은 바레인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그쳤다. 마나마(바레인)|김영준 기자
우린 수비 치중했는데 세계 트렌드는 공격
여차하면 파울…얇은 선수층 부상 속출도
책임 통감…인천AG서 명예회복 하고싶다
6일(한국시간) 제16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가 열린 바레인 마나마 스포츠컴플렉스. 5·6위전이라 경기장은 썰렁했다. 한국의 마지막 경기였지만 교민 숫자도 평소보다 적었다. 그러나 대표팀 김태훈 감독은 마지막 순간까지 작은 체격으로 쩌렁쩌렁 소리를 질러대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맞아 전반을 15-15로 비겼지만, 후반 들어 마지막 힘을 쥐어짜 30-25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아시아선수권 4강 탈락으로 내년 카타르에서 벌어질 세계선수권대회 티켓 확보에 실패했지만, 대표팀은 끝까지 태극마크의 무게를 잊지 않았다.
경기 직후 김 감독은 힘이 남아있지 않은 듯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감독 인생 16년 중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5년 만에 남자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 감독은 아시아핸드볼의 판도가 바뀐 것을 목격했다. 내심 각오는 했지만 카타르, 바레인, 이란의 전력은 예상 이상이었다. 반면 한국은 전략과 컨디션 조절에서 실패했다.
태릉선수촌에서 수비조직력에 치중했지만 세계적 트렌드는 공격 지향이었다. 한국이 준비한 수비는 심판들의 파울에 걸렸다. 게다가 선수층이 얇은 가운데 소속팀 경기를 뛰고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터라 정상적인 몸을 가진 선수가 없었다. 바레인에 도착해서도 부상선수가 속출했고, 김 감독의 전술 운용폭은 제한됐다. 장기 리그를 치르는데도 실업팀들에 전담트레이너조차 없는 현실이 뼈아프다.
바레인에 1점차(25-26)로 밀린 유일한 패배 탓에 4강에서 탈락한 불운을 김 감독은 변명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책임을 통감한다. 감독이 못해서 진 것이지 선수들은 잘 해줬다. 다만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핸드볼의 명예회복을 위해 다시 뛰겠다”고 말했다.
마나마(바레인)|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