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존스, 전신마비 공포도 막지 못한 열정…17년 설원의 꿈 이루다

입력 2014-0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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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존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영국 존스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銅
올림픽 두 달 전 훈련 중 치명적 중상
척수외상에도 이 악문 재활 끝 ‘기적’

불과 2개월 만에 전신마비의 위협을 넘어선 동메달이었다.

영국의 스노보더 제니 존스(34)가 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여자부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87.25점을 받아 동메달을 획득했다. 예선에서 73점을 받아 5위에 그쳤지만 결선에서 상위 2명을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제니 존스는 두 달 전까지 병상에 있었다. 작년 12월 훈련 중 넘어져 등 부위를 심하게 다쳤다. 척수진탕(척수외상) 판정을 받았다. 자칫 심할 경우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반복된 재활훈련을 성실하게 소화하며 대회에 출전할 만큼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녀의 인생사는 더욱 파란만장했다. 17세 때부터 스노보드를 탔지만 크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생활고에 닥치는 대로 일했다. 제지공장과 도넛 공장에서 일했고, 리조트에서 투숙객의 방을 정리하기도 했다. 꿋꿋이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올림픽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2010년 유럽 익스트림 대회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2년 슬로프스타일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며 꿈을 키웠다. 그리고 마침내 4년 후 올림픽 무대에서 감격스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존스는 영국BBC와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너무 힘든 기다림이었다”고 감격했다.

존스의 메달은 영국이 설상 종목에서 얻은 동계올림픽 첫 메달이었다. 영국은 1924샤모니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다. 빙상에서 얻은 23개의 메달이 전부였고, 존스가 첫 역사를 장식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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