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운정. 사진제공|볼빅
“헌신하는 아버지를 위해 꼭 우승하고 싶다.”
미 LPGA 투어 첫 우승을 노린 최운정(24·볼빅·사진)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20만 달러)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했다. 아버지의 품에 안겨드리고 싶다던 우승트로피는 다음을 기약했다.
최운정은 16일(한국시간) 호주 빅토리아주의 빅토리아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잃어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카리 웹(호주·12언더파 276타)에 1타 뒤진 2위로 대회를 마쳤다. 1996년 데뷔한 웹은 이날 우승으로 LPGA 통산 40승을 달성했다.
2009년부터 미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최운정은 아직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2년 메뉴라이프클래식과 2013년 미즈노클래식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이 기대됐다. 3라운드에서만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절정의 샷 감각을 보였다. 그러나 첫 우승에 부담 때문인지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경기를 뜻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최운정은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지만 2번홀(파4) 더블보기, 3번홀(파4) 보기 이후 단 1개의 버디도 기록하지 못했다.
데뷔 6년 차를 맞은 최운정은 우승에 목마르다. 특히 그는 “헌신하는 아버지를 위해 꼭 우승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해왔다.
그는 프로 데뷔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투어 무대를 누비고 있다. 그의 부친 최지연(55) 씨는 딸이 LPGA 투어에 진출하자 경찰관을 그만두고 뒷바라지를 시작한 ‘골프대디’다. 지금은 딸의 골프백을 메고 있다.
최운정은 “하루 빨리 우승해서 아버지가 은퇴하는(캐디를 그만두는) 날이 오길 바란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한국이름 고보경)는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넘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세계랭킹 2위)은 이날만 무려 8타(8오버파 80타)를 잃는 난조 끝에 공동 28위(2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