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테이핑 하고 참겠다” 3000m 계주 투혼
“아직 아픈데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일어나 뛰었던 박승희(22·화성시청)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투혼을 불사른다.
박승희는 13일(한국시각)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쫓아오던 영국선수에게 걸려 넘어졌고, 레이스를 이어가려다 또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결국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극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얼음에 세게 부딪히면서 오른 무릎을 다쳤다. 경기 직후 고통을 호소했고, 절뚝거리기까지 했다. 무릎은 퉁퉁 부어올랐다. 이에 따라 15일 벌어진 여자 1500m 출전을 포기했고, 조해리가 대타로 나서게 됐다. 최광복 남녀쇼트트랙대표 코치도 “(박승희의 몸 상태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박승희는 16일 훈련을 재개했다. 소치 쇼트트랙 트레이닝센터에서 실시된 공식훈련에 참가해 몸을 풀었다. 몸 상태는 당연히 정상이 아니었다. 그녀는 “완전히 나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도 통증이 있지만 테이핑을 하고 참을 수 있으면 참으려고 한다”며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쇼트트랙은 현재까지 암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남자는 노 메달 위기에 몰려있고, 여자도 1500m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굳게 믿었던 심석희(17·세화여고)가 은메달에 머무는 바람에 아직 금메달을 구경하지 못했다. 이제 남은 종목은 남자 500m, 여자 1000m와 3000m 계주뿐이다. 3000m 계주에선 박승희∼심석희∼김아랑∼조해리로 구성된 최강의 조합으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렇기에 박승희는 통증을 참고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소치|홍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