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TF팀 “12분 쿼터제는 시기상조”

입력 2014-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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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한국농구연맹)이 추진하는 12분 쿼터제가 결국은 보류될 전망이다. KBL의 밀실행정이 또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됐다. 사진은 18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KGC-kt전의 점프볼 장면. 안양|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TF팀, 조기 결론낸 이유는?

부정적 의견 다수…KBL, 결국 꼬리 내려
경기 질적 향상·콘텐츠 확충으로 계획 전환


당장 다음 시즌에 ‘12분 쿼터제’를 도입하는 것은 남자프로농구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3월 KBL(한국농구연맹) 이사회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해 9월, 2014∼2015시즌부터 쿼터별 경기시간을 현행 10분에서 12분으로 확대키로 했던 KBL 이사회는 다음달 12분 쿼터제 문제를 재론해 번복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KBL은 10일과 14일, 2차례에 걸쳐 12분 쿼터제 문제를 다루는 TF팀의 회의를 소집해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을 거쳤다. TF팀은 안준호 전무이사와 이재민 사무총장 등 KBL 관계자, KCC 최형길 단장과 삼성 이성훈 단장 등 구단 관계자, 전 감독 출신 등 현장 관계자, 신문·방송 관계자 등 총 19명으로 구성됐다.

TF팀에 참가했던 A는 18일 “TF팀 구성원 중 극히 일부만 긍정적 의견을 내비쳤을 뿐, 절대 다수가 우리 현실상 다음 시즌부터 12분 쿼터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12분 쿼터제를 다루는 TF팀의 활동은 사실상 지난주 두 번의 회의로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KBL은 당초 공청회 등도 마련해 12분 쿼터제 도입 여부를 다룰 예정이었지만, 그 같은 과정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TF팀에서 부정적 견해가 압도적으로 많아 일찌감치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3월에 열릴 KBL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번복 결정이 내려져야겠지만, 지난해 9월 한선교 KBL 총재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로 추진됐던 12분 쿼터제는 여론에 밀려 일단 좌초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B팀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잘못된 결정을 이제라도 뒤집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촌평했다.

KBL 관계자도 ‘12분 쿼터제 도입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끝났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이번 TF팀 논의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남자프로농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경기 콘텐츠를 향상시키고 각종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새로운 TF팀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총재의 뜻에 따라 현실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12분 쿼터제 도입을 주도했던 KBL은 12분 쿼터제와 관련한 TF팀 구성부터 회의 내용까지 단 한번도 공개하지 않아 또 다른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농구계 한 인사는 “현장에선 12분 쿼터제 문제를 남자프로농구의 존폐가 걸린 중대사안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런 사안을 다룬 TF팀의 멤버가 누구인지,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공식 발표하지 않는 것은 팬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KBL은 도대체 뭐 하는 조직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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