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존재감 입증할 딱 한 번의 기회

입력 2014-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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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왓포드)이 3월 그리스 평가전에서 홍명보 감독의 첫 부름을 받았다. 대표 발탁 논란을 딛고 홍명보호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스포츠동아DB

■ 홍명보호 첫 승선…월드컵행 시험대

내달 6일 그리스 원정 엔트리 24명에 포함
홍명보 감독 수차례 통화 후 고심 끝 결정
“발탁 원칙은 벗어났지만 마지막 점검 필요”


진짜 마지막 기회다. 박주영(29·왓포드FC)이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작년 7월 국가대표팀 홍명보호가 출범한 이래 첫 발탁이다. 대표팀 홍명보(45) 감독은 19일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3월6일(한국시간) 그리스 원정 평가전에 나설 24명의 엔트리를 발표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박주영은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엔트리의 의미는 남다르다. 3월 평가전이 6월 개막할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선발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A매치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대표팀 소집 기회가 없어 이번 명단이 최종 엔트리에 가장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박주영의 그리스 원정 참가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홍 감독은 “몇 차례 (박주영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의지를 확인했고, 컨디션에도 문제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박주영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 처음이자 마지막

박주영은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누차 강조해온 ‘태극전사 선발원칙’에 가장 어긋나는 선수 중 한명이었다.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야 대표팀에 발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 소속 팀 아스널에서 전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팀 훈련에만 참가할 뿐, 출격 찬스는 없었다. 심지어 교체 명단에도 없을 때가 많았다. 겨울 이적시장이 끝나갈 무렵, 긴급임대(3개월) 형식으로 챔피언십(2부 리그) 왓포드에 안착하며 희망을 보는 듯 했으나 역시 벤치만 달구고 있다.

당연히 홍 감독의 고민은 컸다. 전성기의 박주영은 한국 축구 최고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정상급 스타였지만 현실은 달랐다. 대표팀 발탁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했다. 병역 논란이 일던 2012런던올림픽 때와는 차이가 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자신이 원칙을 깼다는 점을 인정했다. 취재진의 물음이 나오기도 전에 자신이 박주영 관련 문제를 먼저 언급했다.

“많은 시간을 고민했다. (선발)원칙과 다른 결정이 맞다. 선수 개인의 평가가 아닌, 전체 팀의 방향까지 걸린 문제였다. 박주영이 합류해서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일지 모르지만 대표팀에 대한 의지는 누구보다 높다는 걸 확인했다.”

물론 이번 발탁은 어디까지나 조건부 결정이다. 월드컵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공산이 크다. 그리스 원정에서 박주영이 제 몫을 못할 경우 여론의 비난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소속 팀 출전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리스 원정에서 몸 상태를 확인하고 향후 활용도를 고려할 수 있다. 점검이 필요했다. 선수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박주영은 월드컵을 향한 대표팀의 큰 밑그림에는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본선 개막 한 달 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할 예비엔트리는 30명이다. 홍 감독은 “지금 당장 베스트11을, 또 23명의 최종엔트리를 고민할 수 없다. (예비엔트리) 30명만 생각한다. 최종엔트리 23명 이외에 7명도 버릴 수 없다. 여기에 박주영이 해당 된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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