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시진 감독은 올 시즌 사이드암 김성배(왼쪽 사진)와 우완 강속구 투수 최대성을 더블 스토퍼로 기용할 계획이다. 상대 타자에 따라 마무리투수 기용을 달리하는 맞춤형 전략이다. 사진|스포츠동아DB·롯데 자이언츠
잠수함 정대현은 최대 승부처서 불 끄기
분업적 불펜…현실선 선수들 혼선 위험
롯데 김시진 감독의 맞춤형 마무리 구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2014시즌 롯데 불펜은 김성배(33)와 최대성(29)의 더블 스토퍼, 그리고 정대현(36)의 조커 투입이 축이 된다. 지난해 31세이브를 올린 사이드암 김성배를 메인 마무리로 쓰겠지만, 상황에 따라 우완 최대성을 마무리로 기용한다. 이를테면 좌타자가 등장할 때다.
김성배는 “좌타자라고 특별히 부담되는 것은 없다. 싱커가 있다”고 불편함을 내비친다. 그러나 블론세이브를 줄이는 확률 차원에서 롯데 벤치는 움직일 방침이다. 그래서 김 감독은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최대성이 16일 벌어진 첫 실전에서 시속 151km의 공을 던지고도 아프지 않은 것을 최대 소득으로 꼽았다. 최대성은 좌타자 상대를 위해 체인지업을 집중 연마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잠수함 정대현은 마무리는 아니지만, 경기 중반 이후 최대 승부처에서 불을 끄는 중책을 맡는다. 김 감독은 정대현을 두고 “게임메이커”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분업적 불펜 구상은 막상 현실에 적용할 때 적잖은 위험요소도 내포하고 있다. 한국적 현실에서 더블 스토퍼는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마무리투수가 명백한 세이브 상황에서도 등판하지 못하면 믿음을 못 사고 있다’고 해석한다.
팀을 위해 선수가 맞춰야 하겠지만,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등판할지를 정확히 모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감독들은 마무리가 불안해도 대외적으로는 무한신뢰 의사를 표시하면서 만약을 대비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처음부터 상황별 분업이라는 불펜 운용책을 꺼내들었다. 롯데의 2014시즌은 벤치 비중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