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월리스 코치는 박찬호·노모 키운 명조련사…윤석민 최고 스승 만난 셈

입력 2014-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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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노리는 윤석민(28·볼티모어)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투수코치와의 궁합이라 할 수 있다. 서재응(KIA)은 뉴욕 메츠 시절 뛰어난 루키 시즌을 보냈지만, 릭 피터슨 투수코치(현 볼티모어 투수인스트럭터)와의 불화로 인고의 세월을 겪어야 했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10월 데이브 월리스를 투수코치로 영입했다. 건강 문제로 2년간 그라운드를 떠나있던 월리스 코치의 합류로 오리올스는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지난 시즌 볼티모어는 팀 방어율 4.2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3위에 그쳤다.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를 앞세운 타선이 745득점으로 5위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50세이브를 올린 짐 존슨이 오클랜드로 떠났고, 크리스 틸먼(16승)과 미겔 곤살레스(11승) 등이 이끄는 선발진도 지구 라이벌들에 비하면 허약하기 때문에 월리스 코치의 어깨는 무겁다.

1981년부터 LA 다저스와 인연을 맺어 마이너리그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월리스 코치는 페드로 마르티네스, 라몬 마르티네스, 페드로 아스타시오, 박찬호, 노모 히데오, 대런 드라이포트, 이스마엘 발데스 등 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명투수들을 조련했다.

1998년 토미 라소다 감독이 은퇴할 때 다저스를 떠난 월리스 코치는 1999년부터 2년간 메츠에서 일했다. 2001년 케빈 말론을 대신해 다저스의 임시 단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2003년 보스턴으로 옮겨 이듬해 ‘밤비노의 저주’를 깨는 데 일조했다. 이후 휴스턴(2007년)과 애틀랜타(2011년)에서 투수코치를 역임했다.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과 마찬가지로 월리스 코치 역시 빅리그 5년 동안 구원투수로 13경기에 출전해 승리 없이 1패, 방어율 7.84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겼을 뿐이다. 마이너리거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미완의 대기를 특급투수로 탈바꿈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윤석민으로선 최고의 스승을 만난 셈이다. 과거 박찬호가 그랬던 것처럼 윤석민도 월리스 코치의 지도를 받아 ‘코리안 특급’의 계보를 잇기를 기대해본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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