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LG 투수들이 강상수 코치에게 1만엔 줘야 하는 사연은?

입력 2014-03-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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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니혼햄전 앞두고 내기
투수진이 4점 이상 내주면 강상수 투수코치에게 1만엔
니혼햄 징크스 못 깼지만, 밝은 훈련 분위기 대변


“너 1만엔(약 10만5000원) 드렸냐?” 28일 SK-LG의 연습경기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구장.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LG 김기태 감독은 마침 덕아웃으로 들어온 봉중근(34)을 불러 세웠다. 봉중근이 “이제 드릴 겁니다”라고 답하자, 김 감독은 “드릴 겁니다가 뭐냐, ‘드렸습니다’고 해야지”라고 반격했다.

사연은 이렇다. LG는 27일 오키나와 나고구장에서 니혼햄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오키나와에만 오면 펄펄 날았던 LG지만, 최근 몇 년간 니혼햄만 만나면 맥을 못 추었다. 당연히 선수들은 니혼햄전 등판을 꺼렸다. 27일 경기를 앞두고도 코칭스태프가 투수진에게 “누가 나갈래”라고 물었지만, 선뜻 지원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 때 우규민이 손을 번쩍 들었다. 선발을 자원한 것이었다. 봉중근도 당초 2월 28일이나 3월 1일 첫 실전 등판을 할 예정이었지만, 등판 날짜를 앞당겼다. 비록 연습경기였지만, 니혼햄에 이기고 싶은 마음은 어느 때보다 강했다.

LG 투수진은 강상수 투수코치와 내기를 했다. 만약 4점 이상을 내주면, 투수들이 강 코치에게 1만엔을 내놓기로 했다. LG는 27일 경기에서 8회초까지 3-2로 앞서며 니혼햄과의 악연을 끊는 듯했다. 그러나 8회말 불펜의 난조로 4실점하며 결국 3-6으로 역전패했다. 비록 니혼햄 징크스를 깨지는 못했지만, 투수들과 코치의 내기는 LG의 밝은 훈련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김 감독은 “50일 동안 스프링캠프를 이어오며 많이 힘들 텐데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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