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최지만-이와쿠마, 함께 식사하며 올시즌 선전 기원

입력 2014-03-03 10: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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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쿠마 히사시(왼쪽)와 최지만. 동아닷컴DB

[동아닷컴]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차세대 거포 최지만(23)과 일본인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33)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올 시즌 서로의 선전을 기원했다.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에 위치한 시애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최지만과 이와쿠마는 지난 주(이하 한국시간) 저녁 인근 한국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으며 야구와 관련된 담소를 나눴다.

둘의 저녁 식사는 지난 20일 이와쿠마가 올 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최지만에게 자신의 통역 토니 스즈키(35)를 통해 “최지만의 빅리그 캠프 합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조만간 빅리그에서 같이 뛰자”는 덕담을 건네는 자리에서 이뤄졌다.

이와쿠마가 평소 좋아한다는 갈비와 삼겹살 그리고 순두부 찌개를 곁들인 이날 저녁 식사는 약 한 시간 가량 이어졌고 최지만과 이와쿠마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자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에서 오고 간 두 선수의 이야기를 토크 형식으로 정리했다. (둘의 담소는 이와쿠마의 통역과 동아닷컴 취재진을 통해 이뤄졌다.)

최지만(이하 최): 평소 한식을 자주 즐기는지 궁금하다.

이와쿠마(이하 이): 일주일에 2~3번 정도 먹는다. 특히 요즘처럼 아내와 떨어져 혼자 지낼 때는 더 자주 먹는다.

최: 부인과 아이들은 언제쯤 캠프에 오나?

이: 아이들 학교 때문에 현재 시애틀에 있다. 3월에 올 예정이다.

최: (메뉴를 건네며) 평소 어떤 한식을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이: 갈비와 삼겹살 그리고 순두부 찌개를 특히 좋아한다. 해물파전과 보쌈도 좋아한다.

최: 일본말로 해물파전 같은 부침개는 뭐라고 하는지 궁금하다.

이: ‘지지미’라고 한다. 참, 내가 평소 즐겨먹는 한식 외에 추천할 만한 음식이 있으면 알려달라.

(둘은 메뉴를 살펴본 후 이와쿠마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는 매운 양념게장을 주문했다)

최: 이와쿠마 당신은 자유계약선수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 당신도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 (통역을 가리키며) 나는 통역이 있어 영어를 못해도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나도 초창기에는 낯선 미국 문화에 적응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 미국 생활에 적응해서 불편한 점도 없고 좋다. 만족한다.

최: 나도 지난해까지는 통역이 있어서 좋았는데 올해부터 통역이 없다.

이: 나는 통역 등의 편의시설을 제공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왔지 만약 당신처럼 마이너리그 시절을 겪고 통역도 없다면 감히 미국에 오지 못했을 것이다. 최지만 당신은 그런 점에서 매우 훌륭하고 대단하다.

최: (웃으며) 과찬이다. 참,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당신처럼 일찍 결혼하면 야구선수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이: (웃으며) 일장일단이 있다. 남자의 직업(야구선수)을 존중하고 내조를 잘하는 여자를 만나면 심적인 안정감 등 선수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자신감도 생긴다. 반면 그렇지 못한 여자를 만나면 결혼을 안 하는 만 못하니 잘 생각하고 결정해라. 참, 며칠 전에 당신을 찾아온 한국 여성의 미모가 대단하던데 누구인가?

최: 한국에서 온 스포츠 케이블 방송 아나운서(김선신 아나운서)다. 취재 때문에 왔다.

이: 아 그런가? 몰랐다. 나는 여자친구인지 알았다. (웃음)

최지만. 동아닷컴DB


최: 재작년에 시애틀에서 뛰었던 가와사키하고는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나?

이: 그렇다. 안 그래도 오늘 전화통화했다.

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일본선수들끼리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지 궁금하다.

이: 그렇다. 서로 유대관계가 좋아서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한국선수들은 어떤가?

최: 한국선수들도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참, 이치로 선수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다. 이치로는 평소에 잘 웃지 않는 등 외모가 범상치 않아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야구장 밖에서도 그런가?

이: 절대 그렇지 않다. 야구장에서의 이치로는 늘 신중하고 잘 웃지 않지만 일단 경기장을 벗어나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농담도 잘하고 잘 웃는 등 전혀 다른 모습이다.

최: 아, 또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이치로가 과거 시애틀에 있을 때 개인 트레이닝 시설을 이용했다. 자비로 마련한 것이었나?

이: 그렇지 않다. 시애틀과 계약할 때 옵션이었다. 구단 측에서 이치로를 위해 따로 개인트레이닝 시설을 마련해 준 것이다.

최: 정말인가? 역시 야구를 잘하고 볼 일이다.

이: 통역을 통해 최지만 당신의 실력도 대단하다고 들었다. 아직 젊으니 열심히 하면 나중에 이치로 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고 그에 따른 보상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최: 과찬이다. 이와쿠마 당신이야말로 공격력이 더 좋은 팀에서 뛰었다면 지난해 훨씬 더 많은 승수를 쌓았을 것이다. 참, 손가락 부상 재활은 잘 진행되고 있나?

이: 그렇다. 현재는 쉐도우 피칭만 하고 있지만 약 1주일 정도면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최: 메이저리그는 연간 162경기를 치르는 것은 물론 이동거리도 상당히 멀다. 항상 야구만 하면 따분할 것 같다. 시즌 중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떻게 하나?

이: 야구선수도 사람이다. 어떻게 늘 야구만 하겠나? (웃으며) 시즌 중에도 가끔 경기가 끝난 뒤 저녁 시간에 술도 한 잔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재충전을 한다. 하지만 과음은 절대 안 된다.

최: 알겠다. 명심하겠다. 참, 한국드라마도 즐겨 본다고 들었다.

이: 그렇다. 김태희, 이병헌 주연의 드라마 ‘아이리스’를 참 재미있게 봤다. (총 쏘는 장면을 재현하며) 다시 봐도 재미있다.

최: 참, 올 가을에 아시안게임이 한국에서 열린다. 이와쿠마 당신도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지 궁금하다.

이: 나를 포함해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는 걸로 안다. 아마추어 선수들만 참가한다.

저녁식사를 곁들인 최지만과 이와쿠마의 담소는 약 한 시간 가량 계속됐고 식사를 마친 두 선수는 조만간 다시 만나 식사를 함께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특히 두 선수는 올 시즌 빅리그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자고 다짐했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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