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렉, 표시용량 대비 60% 불과
유명 브랜드도 표시용량과 큰 차이
제품별 내구성 차이는 최대 3.4배
브랜드마다 다른 측정기준 한 몫
30리터용 등산 배낭이 실제론 18리터 밖에 안 들어간다고?
시중에 유통 중인 등산용 배낭 중 상당수가 표기된 용량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등산용 배낭 20개 제품을 비교 시험한 결과 14개 제품이 표시용량보다 실제용량이 작았다고 4일 밝혔다. 30리터를 기준으로 허용치인 ±2리터 이내의 차이를 보인 제품은 6개 제품이었다.
● 솔트렉·엑스피크 등 실제용량과 크게 차이
표시용량에 비해 실제용량이 가장 부족한 제품은 솔트렉의 배낭이었다. 솔트렉 제품은 30리터로 용량이 표시되어 있었으나 시험결과 실제용량은 18리터였다. 표시용량 대비 실제용량을 백분율로 환산할 경우 60%에 불과했다.
엑스피크의 배낭도 20리터로 나타났다. 표시용량의 3분의2 수준이다. 블랙야크, 트렉스타, 레드페이스, 코오롱스포츠 등 아웃도어 동호인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의 제품 역시 표시용량에 비해 실제용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레고리, 아이더, 팀버라인, 투스카로라, 호프필, BFL아웃도어 6개사 제품은 표시용량과 비교해 오차가 ±2리터 이내였다. 심지어 그레고리, 아이더의 배낭은 표기용량인 30리터보다 많은 31리터로 나왔다.
● 내구성도 제품마다 최대 3.4배나 차이
소비자시민모임은 배낭의 내구성에 대한 테스트 결과도 내놨다.
밑판과 몸판 사이의 봉제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알아보는 봉합강도 테스트 결과 제품에 따라 최대 3.4배(최대 강도 964, 최소 강도 281)나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깨끈 손잡이가 얼마나 견고하게 봉제되었는지를 알아보는 부착강도 테스트에서는 제품 간 2.2배 차이가 났다. 코오롱스포츠, 솔트렉 제품의 어깨끈 부착강도가 타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잡이 부착강도는 블랙야크, 엑스피크, 웨스트우드 제품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퍼 등 금속성 부품의 부식성 시험에서는 솔트렉, 트렉스타, 휴몬트, BFL 아웃도어 제품의 품질이 떨어졌다. 혼용률 표시조사에서는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에코로바, 투스카로라, 써미트 5개 제품이 정확하게 표시하고 있었다.
● 정확한 측정을 위한 시험방법 마련 시급
이런 결과에 대해 아웃도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배낭의 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이 다양해 브랜드마다 자사의 기준에 따라 측정하고 있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소비자시민모임 역시 “현재 용량에 대한 측정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제조회사마다 측정기준이 다르다”며 “소비자가 제품의 표시용량을 믿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낭 용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시험 방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낭제품에 대한 기능성, 내구성 등의 품질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표시하여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