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효율성? 10~20만원대 최신 그래픽카드 비교해보니

입력 2014-03-14 11:49:54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새로운 대작 게임이 나올 때마다 그래픽카드는 ‘완소’ 업그레이드 품목이 된다. 그래픽카드가 PC의 게임 구동 능력에 큰 영향을 끼치는 탓이다. 그리고 그래픽카드 시장은 마치 복싱 경기와 같다. 한쪽이 선공을 날리면 반대쪽은 언제나 더 강한 펀치로 응수를 한다. 그리고 간혹 이런 공방이 계속되다가 간혹 두 선수가 동시에 날린 펀치가 교차하며 서로에게 유효타를 안기는 ‘크로스 카운터’가 작렬하기도 한다. AMD의 라데온 시리즈, 그리고 엔비디아의 지포스 시리즈가 이렇게 경쟁을 하고 있다.



2014년 3월 현재도 이런 상황이다. 작년 하반기에 AMD는 라데온 R7 및 R9 시리즈를 출시, 그 동안 시장을 주도하던 지포스 600 시리즈의 기세를 상당부분 꺾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볼 수 없던 엔비디아 역시 지포스 700 시리즈를 출시해 이에 맞서고 있다. 특히 알뜰파 게이머와 PC방에서 선호하는 10~20만 원 사이 시장에서 한창 ‘혈투’가 벌어지는 중이다. 라데온 R7 260X와 R9 270, 그리고 지포스 GTX 750과 GTX 750 Ti가 그 주역이다.

신기술 강조하는 라데온, 저전력으로 승부하는 지포스

양측 모두 한층 향상된 게임 구동능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같지만 세세한 지향점은 다소 다르다. AMD 라데온 R7 260X와 R9 270는 신기술을 다수 투입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층 향상된 그래픽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다이렉트X11.2, 현실적인 입체음향을 들을 수 있는 트루오디오(TrueAudio) 기술, 그리고 GCN 아키텍처(architecture, 기반기술)의 AMD GPU(라데온 HD 7000 시리즈 이후 모델) 전용의 그래픽 기술인 맨틀(Mantel) 등이 핵심이다.
반면, 엔비디아 지포스 GTX 750과 GTX 750 Ti는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전 제품에 적용된 캐플러 아키텍처에 비해 전력 소모율이 크게 낮아진 ‘맥스웰’ 아키텍처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향후 출시될 지포스 시리즈 역시 이 기술에 기반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둘 다 저마다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일단 게임 구동 능력이 중요하다. 2014년 3월 현재 시중에서 한창 팔리고 있는 양측의 제품을 직접 구동해 성능을 체험해봤다.

라데온 R7 260X와 R9 270, 그리고 지포스 GTX 750과 GTX 750 Ti

테스트 시스템은 코어 i7-4770(하스웰) CPU에 8GB의 DDR3(PC3-12800) 메모리, 그리고 삼성 840 SSD(120GB)를 MSI B85M-P33 메인보드에 얹은 윈도7 64비트 기반 PC다. 그리고 이 시스템에 기가바이트 라데온 R7 260X UD2 1GB 제품과 사파이어 라데온 R9 270 OC 2GB Dual-X 제품, 그리고 조텍의 지포스 GTX 750 1GB 제품과 지포스 GTX 750 Ti 2GB 제품을 번갈아 설치하며 성능을 체험했다.



2014년 3월 현재의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라데온 R7 260X(13만 8,000원)과 지포스 GTX 750(13만 9,790원)이, 가격대가 유사하다. 그리고 라데온 R9 270(20만 5,500원)과 지포스 GTX 750 Ti(19만 310원)을 비교해 보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라데온 R9 270이 1만 5천 원 정도 더 비싼 편이니 이점을 참고하자. 그리고 라데온 R7 260X를 비롯한 라데온 제품군은 본래 이보다 가격이 높았으나 최근 가격인하를 통해 한 단계 아래 급의 경쟁 제품과 가격이 비슷해졌다.



참고로 이번 테스트에 이용한 제품들은 모두 레퍼런스(표준규격) 모델에 비해 GPU가 조금씩 오버클러킹이 된 상태로 출고된 모델들이다. 다만, 그 정도가 10~20MHz 남짓이라는 조건은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성능을 가늠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3DMARK 벤치마크
가장 먼저 해 본 테스트는 PC의 그래픽 성능을 측정해 수치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3DMARK'를 이용한 벤치마크다. 기본 옵션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구동했으며 가장 많은 부하를 주는 'FIRE STRIKE' 항목의 점수를 비교해 봤다.



테스트 결과, 라데온 시리즈가 지포스 시리즈에 비해 나은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라데온 R9 270은 지포스 다른 제품에 비해 확연하게 높은 성능을 발휘했다. 사실 라데온 R9 270은 256비트 인터페이스의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어 128비트 메모리를 탑재한 다른 비교 제품에 비해 여러모로 유리하다 할 수 있다.

게임 성능 테스트 - LOL

두 번째로 테스트부터는 직접 게임을 구동하며 평균 초당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대략 30 프레임 정도면 무난하게 게임을 구동할 수 있으며 60프레임 이상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는 수준이다. 우선 최근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AOS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을 구동, ‘소환사의 협곡’에서 20여 분 정도 플레이 했다. 화면 해상도는 1,920 x 1,080에 그래픽 품질은 ‘매우 높음’으로 맞췄다.


테스트 결과, 이번에도 라데온 시리즈가 지포스 시리즈에 비해 나은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유닛이 그다지 없는 장면에서 많은 차이가 났다. 다만, 유닛이 많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다. 아무튼 LOL 정도의 저 사양 게임이라면 테스트 제품 모두 최적의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임은 분명하다.

게임 성능 테스트 – 디아블로3
최근 확장팩 출시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액션 RPG인 ‘디아블로3’도 구동해봤다. 이 게임은 최적화가 잘 되어있어 그래픽 품질에 비해 비교적 낮은 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면 해상도 1,920 x 1,080에 그래픽 품질은 모두 ‘높음’으로 맞추고 대성당 지하 2층에서 20여분 정도 플레이 했다.


테스트 결과, 이번에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왔다. 지포스 GTX 750은 라데온 R7 260X에 비해 약간 더 나은 성능을 냈으며, 지포스 GTX 750 Ti의 경우는 라데온 R9 27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전 테스트에 비하면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게임 성능 테스트 – 블레이드&소울
다음으로 테스트 해 본 게임은 MMORPG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블레이드&소울'이다. 게임 초반 '망자의 숲'에서 20여분 정도 사냥을 하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화면 해상도는 1,920 x 1.080, 그래픽옵션은 모두 최상급인 5단계로 높였다.



테스트 결과, 라데온 R7 260X가 지포스 GTX 750에 비해 다소 나은 수준, 라데온 R9 270은 지포스 GTX 750 Ti를 확실하게 앞선 성능을 발휘했다. 국내 온라인 게임에서 라데온 시리즈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은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게임 성능 테스트 – 배틀필드4

마지막으로 테스트 해 본 게임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FPS인 '배틀필드4'다. 이 시리즈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매우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4도 마찬가지다. 그래픽카드의 한계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화면 해상도 1,920 x 1.080에 모든 그래픽옵션을 '최고'로 높인 상태로 설정한 후 초반 20여분 정도의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참고로 배틀필드4는 AMD 전용의 그래픽기술인 ‘맨틀’을 지원하는 게임이므로 라데온 제품군은 이를 활성화하여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이전 테스트와 유사하게 라데온 제품군이 좀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맨틀의 지원여부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아직은 많지 않지만 향후 맨틀 지원게임이 늘어난다면 AMD는 제법 이득을 볼 듯하다.

시스템 소비전력 측정

소비 전력 측정도 빼 놓을 수 없다. PC 전체의 소비전력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파워서플라이를 이용, 3DMARK 구동 시 과부하가 걸리는 구간의 소비전력을 관찰해 제품별로 비교해봤다.


테스트 결과,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 지포스 제품군이 소비 전력 면에서 큰 이점이 있었다. 확실히 이번 지포스 750 시리즈는 성능 향상보다는 전력 효율에 좀 더 초점을 맞춰 개발된 것 같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는 대다수의 지포스 750 시리즈 제품은 보조전원 연결을 요구하지 않는다.

성능의 라데온, 효율성의 지포스

양사의 주력 제품군이라 할 수 있는 10~20만 원대 4종의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비교해보니 성능 면에서는 AMD의 라데온 시리즈가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최근의 가격인하로 가격경쟁력도 더해졌고 특히 라데온 R7 260X 경우는 번들게임(Thief)도 제공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라데온 시리즈가 수치적인 사양에 비해 실제 성능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편견도 이젠 버릴 때가 된 것 같다.
반면, 엔비디아의 신형 지포스 시리즈는 성능 보다는 전력 효율 면에서 좀더 이점이 있다. 물론 이 정도의 전력소모 차이는 일반적인 사용환경이라면 PC 1대당 월 전기요금 1,000~2,000 원 정도를 아끼는 수준이지만, PC방처럼 PC 여러 대를 운용하는 상황이라면 이 역시 중요하다. 그리고 국내 시장에서 지포스의 인지도가 좀 더 높다는 점도 제법 큰 이점이다. 자신의 취향과 환경을 고려, 적절한 선택을 하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해당 기사에 대한 의견은 IT동아 페이스북(www.facebook.com/itdonga)으로도 받고 있습니다.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