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민국 감독. 스포츠동아DB
귀저우전 1-0 앞선 상황서 공격수 까이끼 투입
울산 현대 조민국(51·사진) 감독이 두둑한 배짱을 보여줬다.
19일 열린 울산과 귀저우 런허(중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3차전. 울산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조 감독은 3번째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동혁을 빼고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까이끼를 넣었다. 9분만 버티면 승점3을 얻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공격수를 투입한 것이다. 울산은 이때부터 수비 밸런스가 무너졌다. 체력 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지며 상대에게 수차례 위험 장면을 허용했다. 후반 41분 왼 측면이 허물어지면서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1-1 무승부. 울산의 연승 행진은 끝났고, 승점1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누가 봐도 까이끼의 투입은 실패였다. 수비를 빼고 공격을 넣은 건 더욱 그렇다. 리드한 상황에선 보통 수비수를 투입해 지키는 축구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 조 감독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를 인정했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 마스다를 교체하려고 했는데 1골을 더 넣고 싶다는 생각에 까이끼를 투입했다. 마지막 선수 교체를 잘못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조 감독의 생각은 분명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 재기 넘치는 답변으로 축구 철학을 분명하게 밝혔다.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겠냐는 물음이 나왔고, 그는 “1-0 앞선 상황이 나온다면 까이끼를 안 넣고 공격적인 국내 선수를 넣을 것이다. 수비적인 교체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부임하면서 공격축구를 선언했다. 슈팅 횟수를 3∼5개 늘려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전체적인 라인을 끌어올려 공수전환을 빠르게 가져가고, 미드필드에서 패스축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초반 많은 변화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지향점은 뚜렷하다. 이날 공격수의 투입도 강한 뚝심을 보여준 것이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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