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왼쪽)이 26일 삼성과 최종 계약에 합의하며 7년 만에 친정 복귀했다. 삼성은 오승환의 이적으로 생긴 마무리 공백을 임창용으로 메우면서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상했다. 작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류중일 감독과 임창용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헐거워진 불펜서 다시 최강 불펜진 구축
차우찬·백정현 등 유동적 선수기용 숨통
임창용 30세이브 가능…마무리 판도 재편
‘돌직구(오승환)’가 떠나자 ‘뱀직구(임창용)’가 들어왔다. 임창용(38)이 2007년 이후 7년 만에 삼성으로 돌아왔다. 나이를 먹었어도 150km대 광속구는 건재하다. 임창용의 복귀로 삼성은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떠난 ‘최강 마무리’ 오승환의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2014시즌 프로야구는 절대강자가 없다는 예상을 받았는데 임창용의 가세로 단숨에 삼성은 4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 삼성 다시 1강으로?
삼성 류중일 감독은 당초 오승환이 떠난 마무리 자리에 우완 셋업맨이었던 안지만을 낙점했다. 안지만의 구위가 삼성 불펜투수 중 가장 강한 데다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있어 동기부여도 탁월하다. 그러나 안지만 자리를 메울 마땅한 불펜요원이 없다는 데 삼성의 고민이 숨어있었다. 삼성은 헐거워진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심창민을 안지만 자리에 넣기로 했지만 경험 면에서 비할 바가 아니었다. 고육지책으로 류 감독은 좌완선발 요원인 차우찬을 불펜 전환시켰다. 그 대신 5선발로 좌완 백정현을 기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선발 JD 마틴까지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이렇게 꼬여있던 난국이 임창용의 가세로 단숨에 활로를 찾게 됐다. 임창용이 마무리로 들어오면 안지만, 심창민, 차우찬 등 기존 불펜진이 고스란히 지난해의 제 자리를 지키면 된다. 마틴이 돌아올 때까지, 백정현이 흔들리면 차우찬이 선발로 돌아가도 된다. 대안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 마운드가 두꺼워졌다는 의미가 된다.
삼성전력의 핵인 오승환이 떠나자 이제는 다른 팀들도 “삼성과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임창용이 오승환 자리에 들어서면서 삼성의 ‘질식불펜’이 곧바로 재건되자 ‘올해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평가하던 전문가들도 다시 삼성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는 분위기다.
● 마무리 판도도 재편
넥센 손승락, LG 봉중근이 양 강 구도를 이루던 마무리 지존 자리도 임창용의 가세로 판도가 재편될 상황이다. 임창용은 한국프로야구 해태와 삼성 시절, 3차례(1998,1999,2004년)에 걸쳐 세이브 1위를 차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로 이적한 2008년부터 4년간 128세이브를 거뒀다.
마무리로서 타고난 유연성과 담력, 경험을 겸비하고 있어 구위만 유지되면 30세이브를 보증할 수 있다. 게다가 삼성이 타선과 수비에서 강점을 갖는 데다 선발, 불펜진이 강력해 세이브를 수확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