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홈런 0개→시범경기 홈런 2개…김종호 변신 비결은 밀어치기

입력 2014-03-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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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종호. 스포츠동아DB

타구를 밀어쳐 담장을 넘기는 홈런은 과거 거포들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으로 꼽혔다. 전문화된 근력 강화 훈련이 도입되고 배트의 질이 좋아져 조금은 옅어졌지만 지금도 밀어치기 홈런은 힘의 상징이다.

NC 김종호(30·사진)는 2013시즌 도루왕이다. 지난해까지 프로 7년간 통산홈런은 0개. 리그에서 대표적인 발 빠른 좌타 리드오프로 ‘거포’라는 단어와 가장 먼 대칭점에서 자신의 색깔을 빛내는 타자다.

그러나 김종호는 2014년 시범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날렸다. 특히 거포처럼 모두 밀어쳐 담장을 넘겼다. 상대 투수도 리그 정상급 선발 송승준(롯데)과 니퍼트(두산)였다. 18일 마산구장에서 터트린 홈런은 니퍼트의 시속 150km 바깥쪽 강속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실투가 아니었다. 결대로 밀어친 간결한 스윙으로 만든 홈런이었다. 송승준에게 터트린 홈런도 바깥쪽 공이었다.

김종호의 밀어치기 홈런에는 특별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마음을 비웠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만나듯 어떻게든 1루로 살아나가겠다는 헌신 끝에 만난 홈런이었다.

김종호는 “홈런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좋은 투수들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3루 쪽으로 땅볼이라도 치고 살아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스윙했다. 1루 쪽보다 3루 쪽이 조금이라도 내야안타가 될 확률이 높아 ‘맞추기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밀어쳤다”고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통산홈런 0개인 김종호는 “홈런을 단 한 개도 못 치는 타자와 하나라도 날릴 수 있는 타자는 투수의 입장에서 볼 때 분명 다르다. 올해 어떻게든 데뷔 홈런을 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종호는 한눈에 봐도 겨우내 전력을 다한 훈련 덕에 체격이 단단해졌다. 스스로는 운이라고 말하지만 땀의 결실이자 팀을 위한 헌신이 선물한 홈런이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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