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같은 9번’ 정수빈, 두산 출루의 키플레이어

입력 2014-04-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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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정수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출루율 0.714…“몸에 맞아서라도 나간다”

“이종욱 선배의 빈 자리가 느껴진다는 얘기는 듣지 않겠다!”

두산 정수빈(24·사진)의 2014시즌 각오다. 그는 지난해 NC로 이적한 이종욱(34)의 공백을 메우라는 특명을 받았다. 개막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일단 합격점이다. 9번 타순에 배치됐지만 1번 타자 같은 역할을 해내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정수빈은 29∼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개막 2연전에서 출루율 0.714를 기록했다. 9개 구단 선수들 중 SK 박정권(0.7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출루율이다. 5안타(7타수)를 때려낸 박정권에 비해 정수빈은 2안타(4타수)밖에 때려내지 못했지만 4사구가 3개였다. 29일에 4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했고, 도루도 2개나 성공했다. 30일에는 비록 무관심도루(수비 측이 주자의 진루에 전혀 관심을 나타내지 않을 때 발생한 도루)로 기록됐지만 4회 1사 후 2루타를 치고 출루해 3루까지 진루하며 찬스를 이어갔다. 상대배터리는 견제를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정수빈의 완벽한 스타트에 진루를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송일수 감독은 시범경기를 치르며 정수빈을 1번이 아닌 9번에 배치한 이유를 “강한 9번 타자를 만들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타순은 한 바퀴를 돌고 나면 큰 의미가 없어진다. 민병헌은 3번을 맡겨도 될 만큼 찬스에 강하다. 발 빠른 정수빈이 9번에 서면 1번 민병헌∼2번 오재원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진이 더 강해진다”는 게 송 감독의 생각이었다.

정수빈은 개막전부터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각오도 다부지다. 2번이나 몸에 공을 맞고도 “(출루만 할 수 있다면) 나는 오히려 고맙다”며 웃는 여유를 보였다. 이종욱이 떠났지만 두산에는 제2의 이종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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