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민호(오른쪽)가 3월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6회말 2점 홈런을 날린 뒤 홈 베이스를 밟으며 기뻐하고 있다. 강민호는 8회말에도 솔로홈런을 쳤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강민호 홈런 두방 등 롯데 13안타 대폭발
10년 만에 8개팀 개막 2연전서 ‘1승 1패’
롯데가 2008년 5월5일 어린이날 특별경기 이후로 6년 만에 재개된 프로야구 전반기 월요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1승1패 대열에 합류했다. 롯데는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프리에이전트(FA) 총액 75억 원짜리 포수 강민호(29)의 멀티홈런과 경찰청에서 제대해 FA를 앞두고 있는 좌완선발 장원준(29)의 6.2이닝 7안타 2실점 역투에 힘입어 11-2 대승을 거뒀다.
● 절친 ‘황금배터리’가 롯데 살렸다
한화와의 30일 개막전을 2-4로 패배한 뒤 롯데 벤치엔 위기감이 흘렀다. 31일마저 패배하면 초반흐름을 완전히 놓칠 위기였다. 31일에도 6회초까지 한화에 0-2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이런 고비에서 6회말 무사 1루에 등장한 강민호는 한화 구원투수 최영환의 146km직구를 받아쳐 동점 중월 2점포를 뽑아내 롯데를 살렸다. 이 홈런을 기폭제로 롯데는 6회 6점을 얻었다. 강민호는 8회에도 홈런을 터뜨려 2010년 목동 넥센전 이후 1390일만에 1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선 강민호의 2004년 롯데 입단 동기인 장원준이 144km직구를 앞세워 롯데에 시즌 첫 승을 선사했다. 장원준은 입대 전인 2011년 9월30일 사직 두산전 이후 913일 만의 승리를 얻었다.
이로써 31일까지 개막 2연전을 치른 결과, 8팀이 나란히 1승1패로 출발하게 됐다. 개막전을 아직 치르지 않은 NC를 뺀 8팀이 모두 1위이자 꼴찌인 셈이다. 프로야구가 시작 이래 8팀이 개막 2연전을 전부 1승1패로 출발한 것은 2004시즌이 유일했다. 당시 한화-현대(수원), KIA-두산(잠실), LG-SK(문학), 롯데-삼성(대구)이 개막 2연전에서 1승씩을 나눴다. 역대 두 번째로 1승1패로 시즌이 시작돼 전력평준화를 실감케 해주고 있다.
‘돌아온 에이스’ 롯데 장원준이 3월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해 6.2이닝 동안 7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장원준은 2011년 9월30일 이후 2년6개월여 만에 복귀승을 올렸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개막 2연전의 명암
똑같은 1승1패였지만 각 팀은 저마다의 색깔과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은 3년 연속 우승팀다운 안정감을 투타에서 보여줬다. KIA는 수비에서 기복을 노출했으나 새로운 리드오프 이대형이 공수주에 걸쳐 활력을 불어넣어줬다. LG는 임지섭이라는 신인을 발굴해 개막 2연전에서 최대수확을 거뒀다. 두산은 변함없이 두꺼운 야수진과 마무리 이용찬의 힘을 확인했다. 넥센은 막강 화력을 과시했지만 엷은 마운드 층은 숙제로 남았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의 구위 회복이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아직 짜임새가 다져지지 않은 어수선함도 띠었다. 한화는 FA 정근우와 이용규의 건재와 용병 피에의 가능성을 봤지만 불펜진의 한계를 절감했다. 반대로 롯데는 불펜의 강세를 확인했으나 타선의 결정력이나 수비, 주루의 디테일 면에서 고질적 약점을 노출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 롯데 장원준=2011년 이후 (강)민호와 호흡을 맞추니 감회가 새롭다. 어제 패한데다 오랜만에 등판이라 긴장됐는데 민호가 편하게 던지라 조언해줬다. 민호만 믿고 던졌다. 초반 몸쪽 슬라이더가 안 통해서 이후 체인지업을 섞었는데 효과를 발휘했다.
● 롯데 강민호=작년에 많이 부진해서 캠프에서 많이 노력했다. 홈런보다 팀이 필요할 때 타점을 많이 올리도록 하겠다. 장원준이 초반에 너무 스트라이크만 던지려 해서 유인구도 섞어가자고 했는데 잘 따라줬다. 캠프 때 밀어치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두 번째 홈런이 우측으로 날아가 더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