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챔프전 선택은 공격과 서브

입력 2014-04-01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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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 프로배구 140331삼성화재-현대캐피탈 챔프2차전 김호철 현대 감독 대전ㅣ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지난달 30일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난 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1차전 3-0 승리의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1-3으로 역전패 한 뒤였다.

그는 “삼성화재가 전처럼 넘지 못할 벽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선수들이 느낀 것이 수확이다.
우승할 수 있겠다”고 했다.

이례적인 자신감이었다. 김 감독은 3월23일 플fp이오프에서 대한항공을 2승 무패로 완파한 뒤 “챔프전을 앞두고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일이 있다.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다. 그 것이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김호철 감독이 말했던 선택은 무엇?

많은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멘탈을 강화하는 쪽에서 준비를 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1,2차전에서 드러난 김호철 감독의 선택은 멘탈이 아니었다. 공격이었다.

현대캐피탈이나 삼성화재나 이번 챔프전의 키워드는 레오였다. 상대 블로커 위에서 때리는 무시무시한 스파이크와 5세트까지 지칠 줄 모르는 지구력, 전위 후위 어느 곳에서건 공격해 평균 40점을 훌쩍 넘기는 레오를 어떻게 잡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봤다. 미디어데이에 참가했던 현대캐피탈의 최태웅은 “레오를 못 막는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 발언에 상당히 기분나빠했다고 알려졌다. 듣기에 따라서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기는 했다.

많은 팀들이 삼성화재와 경기를 할 때 먼저 떠올리는 것이 레오를 어떻게 막느냐다. 그래서 우선 수비위주의 생각을 한다. 전위의 블로커 3명이 모두 떠서 한 쪽을 포기하고 레오를 막는 방법이 보편적이다. 차단하기 보다는 유효블로킹을 한 뒤 수비에서 걷어 올려 반격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다른 방법은 서브의 강화다. 레오에게 서브를 집중시켜 발을 묶어 놓거나 최소한 2단볼로 처리하도록 만들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고 판단한다.


●레오를 막는 최고의 방법은 강한 서브

김 감독은 후자를 선택했다. 서브를 강화한 것이다.
2차전에서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있었다. 1세트 19-16에서 최민호를 대신해 김재훈을 투입했다. 김재훈은 스파이크 서브로 에이스를 뽑았고 이후 두 차례 더 강력한 서브로 삼성화재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첫 세트를 따냈다. 레오에게 성공확률이 높은 공격의 기회를 주지 않은 현대캐피탈의 강서브는 성공했다.

2세트는 23-23, 24-24에서 원포인트 서버 이건호와 강선구가 스파이크 서브를 때렸다. 아웃이 됐지만 뒤로 물러서서는 답이 없다는 의지가 보였다. 31-31에서는 문성민이 레오에게 스파이크서브를 꽂아 에이스를 따냈다. 처음으로 앞서갔다.

김호철 감독이 아쉬워하는 것은 그 다음이었다. “성민이에게 계속 공격적인 서브를 넣으라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2차전을 통틀어 가장 아쉬운 대목”이라고 김 감독은 복기했다. 만일 문성민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강한 서브를 시도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왔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 감독은 이번 챔프전의 성패를 수비가 아닌 공격에서 찾고 있다. 먼저 움직여 주도권을 쥐는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했고 1,2차전까지 드러난 결과 그 방법은 바로 강한 서브였다. 공교롭게도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이번 시리즈가 서브리시브에서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봤다.

두 감독은 2009~2010 챔프전에서 7차전 파이널세트까지 가는 역사에 남을 대결을 했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선택한 서브와 서브리시브 가운데 누가 승리할까.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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