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호투 뒤에 숨은 포수 김태군의 희생

입력 2014-04-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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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재학-김태군(오른쪽). 스포츠동아DB

빨래 대신 해주는 등 원정룸메이트의 각별한 내조

OB 박철순의 공은 김경문 현 NC 감독밖에 받지 못했고, 류현진이 국내에서 올린 98승 중 81승은 신경현 현 한화 배터리코치와 합작했다. 오승환은 277개의 세이브 중 192개는 삼성 진갑용과 함께 기록했다. 이처럼 뛰어난 투수 뒤에는 묵묵히 공을 받아주는 포수가 있다. NC 이재학(24)에게 김태군(25)이 그렇다.

이재학은 지난해 10승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쥔 신예 투수다. 올해 사실상 프로 2년차에 접어든 그를 두고 ‘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시즌 첫 경기부터 7이닝 무실점하며 활약을 예고했다. 이날 이재학이 좋은 공을 던졌지만 김태군의 리드도 한 몫 했다. 김태군은 “(이)재학이의 공 자체가 좋았다”고 공을 돌렸지만 그의 각별한 보살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실제 이재학과 김태군은 원정룸메이트다. 대개 원정에 가면 후배가 선배를 챙기는 게 관례지만, 김태군-이재학조는 5일에 한 번씩 반대상황이 벌어진다. “(이)재학이가 등판하기 전날에는 내가 빨래를 대신 해준다”는 게 김태군의 증언. 그만큼 알뜰살뜰하게 챙긴다는 의미였다. 선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김태군은 “(이)재학이가 마운드 위에서는 덤덤해 보이지만 등판 전까지는 생각이 많은 타입”이라며 “시즌 첫 경기(1일) 부담이 커보여서 ‘생각하지 말고 던지라’고 말했다. 어떤 투수든 머리가 복잡해지면 자기 공을 못 던진다. 투수에게는 자신 있는 공이 최고 무기”라고 말했다. 야구에 만연한 ‘2년차 징크스’에 대해서도 “2년차에 못한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많은 거지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며 “(이)재학이도 마찬가지다. 올해 체인지업이 더 좋아졌다. 앞으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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