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월드 오브 탱크” 40대 중년팬도 반했다

입력 2014-04-0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일 폴란드 바르샤바의 멀티키노 골든테라스에서 열린 ‘워게이밍넷 리그 그랜드파이널’ 경기장. 10·20대는 물론 40대 이상 중년 게임팬, 가족 관람객까지 경기장을 가득 메워 ‘월드 오브 탱크’에 대한 유럽의 열풍을 실감하게 했다. 바르샤뱌(폴란드)|김명근 기자

■ WGL 그랜드파이널 현장을 가다

가득 찬 좌석…가족 관람객도 다수
전략·경험 중요해 다연령층에 인기
뜨거운 반응…첫 세계대회 성공적


푸른 눈의 청년들이 e스포츠에 열광했다.

4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동유럽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중심부에 위치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멀티키노 골든 테라스’는 유럽 청년들로 가득 했다. 현지에서 인기를 모은 다중접속온라인(MMO)전략게임 ‘월드 오브 탱크’의 세계대회 ‘워게이밍넷 리그(WGL) 그랜드파이널’을 보기 위해 모여든 인파였다. 팬들은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손끝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 30·40대도 e스포츠 즐긴다

WGL은 한국에서도 서비스 중인 ‘월드 오브 탱크’의 첫 번째 공식 세계 대회. 특히 게임의 인기가 높은 러시아 등 유럽에서 큰 화제를 낳았다. 폴란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4일 개막전부터 1000여개에 달하는 좌석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팬들은 계단 통로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팀이 바뀔 때마다 입구와 출구엔 줄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특히 눈길을 모은 것은 30대부터 40대 이상 중년 남성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e스포츠가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상식을 깨는 장면이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다른 리그보다 눈에 많이 띄었다.

이는 게임의 특성 때문이다. 월드 오브 탱크는 일인칭슈팅(FPS)과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역할수행게임(RPG) 등 인기 장르의 강점을 조화롭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손놀림이 빠른 것보다는 전략과 경험이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플레이 타임 또한 다른 게임보다 짧다는 점도 매력이다. 청소년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연령 대에서 인기를 모으는 비결이다.

이 같은 특징은 참가 선수들에게도 나타난다. 이번 그랜드파이널에 참가한 선수들은 다른 종목보다 연령대가 다양했다. 한국팀인 ‘ARETE’의 경우도 소속 팀원이 21∼36세까지 다양했다.


● “다음 시즌엔 대회 더 키울 것”

이번 그랜드파이널에 참가한 팀은 한국 2개 팀을 포함해 총 14개 팀.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예선엔 전 세계 4만개 팀 20여만 명이 참가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첫 세계대회임에도 매우 성공적인 결과다.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낸 점도 이번 대회의 성과 중 하나다. 바르샤바 부시장도 대회 현장을 방문했다. 미하우 올체프스키 부시장은 “이번 대회가 우리 도시를 부흥하게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워게이밍과 같은 IT기업과 협력해 일하는 것은 우리 도시의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회 열기가 뜨거운 만큼 종목사이자 주최사인 워게이밍도 고무됐다. 워게이밍은 현장에서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모하메드 파들 유럽·북미 e스포츠 담당 이사는 “이번 시즌엔 총 8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다음 대회엔 1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WGL이라는 브랜드도 계속 가져간다. 파트너십도 확대한다. 워게이밍은 5월 중 2014시즌에 대한 밑그림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팀 ‘ARETE’와 ‘NOA’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바르샤뱌(폴란드)|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