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새 컨셉트도 청순…햇살같은 힐링 쏠게요”

입력 2014-04-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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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이라면 ‘섹시 콘셉트’의 유혹에 흔들릴 법도 하지만 ‘청순공주’ 에이핑크는 “우리가 또 언제 ‘요정’이 돼보겠느냐”며 현재 이미지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 9개월만에 네번째 앨범 ‘핑크 블러섬’ 으로 컴백 에이핑크

“신곡 ‘미스터 츄’는 상큼한 팝 댄스곡
섹시 무대에 질린 팬들 안구정화 자신
섹시 도전? 아직은 요정이 더 어울려
언젠가 성숙해질때 멋있게 변신할 것”


여성그룹 에이핑크가 최근 네 번째 미니앨범 ‘핑크 블러섬’을 발표하고 9개월 만에 돌아왔다. ‘노노노’가 수록된 전작 ‘시크릿 가든’(2013)도 당시 1년2개월 만에 나왔으니, 1년에 1장씩 내는 꼴이다. 두세 달 만에 신곡을 내고 마구 달리는 다른 아이돌 그룹에 비하면 에이핑크는 거북이 걸음이다. 에이핑크는 “콘셉트가 정해져 있다보니 그 안에서 새로운 걸 추구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변화가 과하면 대중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 것 같고, 작은 변화는 대중이 잘 느끼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콘셉트를 잡는 게 어렵다보니 편곡도 더 많이 해보게 되고, 신중해지는 것 같다. 변화를 줘야 하지만 선을 넘으면 안 되기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긴 고민 끝에 이들이 내놓은 신곡은 ‘미스터 츄’. 첫 입맞춤의 설렘을 담은 팝 댄스곡으로, “봄의 정서에 어울리는 경쾌하고 상큼한 분위기”의 곡이다. 무대에선 분홍빛의 테니스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귀엽게 춤추며 ‘삼촌팬’들의 눈을 정화시켜준다. 에이핑크는 “멜로디가 강조된 노래여서 후크송에 지친 귀도 정화될 것”이라고 했다. 올 초부터 뜨거웠던 섹시열풍의 끝에 나온 ‘청순소녀들’의 등장은 확실한 차별화를 이룬다. 타이밍을 계산한 노림수였을까. 에이핑크는 오히려 “우리는 ‘타이밍’이란 단어와 참 기구한 운명이 있다”고 토로한다.

에이핑크가 데뷔음반을 내던 2011년 4월엔 서태지 이지아의 비밀결혼 및 이혼소식이 전해졌고, 에이핑크 최고 히트곡으로 꼽히는 ‘노노노’ 발매 이틀 후엔 아시아나 항공기가 미국 샌프란스시코 공항에 불시착하는 사고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이번 신곡 ‘미스터 츄’를 발표하던 날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의 첫 국내 촬영이 있던 날로, 세상의 관심은 음악차트가 아니라 ‘어벤져스2’ 첫 촬영이 이뤄졌던 마포대교에 모아졌던 날이었다.

“에이핑크의 중요한 날에 국민들이 기억할 만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어떤 변수도 신경 쓰지 않고 무대에서 성실한 모습 보여드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에이핑크는 전작 ‘노노노’를 통해 데뷔 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데뷔 후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에 올랐고, 지상파 3사의 연말결산 무대에도 올랐다. ‘노노노’는 한 음악차트에선 연간차트 3위를 기록했다. 팬을 넘어 ‘대중’에 에이핑크를 알리게 해줬고, 자신감도 얻었다. 당시 14개월이라는 긴 공백이 있었던 터라 “팬들에게 잊혀지지 말자” “힐링을 드리자”는 마음뿐이었는데, 결국 무욕이 좋은 성과를 낳았다. 에이핑크도 언젠가 섹시 콘셉트에 도전하지 않을까. 이들은 “언젠가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모습에 만족한다”고 했다.

“섹시 콘셉트에 어울리는 분들이 있고, 또 그걸 잘하는 분들이 많지만, 우리는 지금 모습이 편안하고 또 어울린다. 더군다나 지금의 우리 모습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데, 갑자기 바꾸면 대중도 어색하고 우리도 어색할 것이다. 갑자기 확 바뀐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우리가 성숙해졌다는 사실을 팬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해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는 ‘섹시’보다는 ‘멋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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