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적은 두려움…몸쪽이 답!

입력 2014-04-10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외인타자의 등장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LG 조쉬 벨은 시즌 초반부터 외인타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용병타자도 약점이 있다는 것이 야구계의 진단이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토종 배터리, 외국인 거포에 대처하는 자세

35경기 현재 지난 시즌보다 30점 이상 실점 늘어나
배트스피드·파워 압도…좁은 스트라이크존도 한몫
주눅들지 말고 과감하게 몸쪽 승부…정공법이 열쇠


올 시즌 프로야구는 다득점 경기가 많아졌다. 경기마다 타선이 폭발하며 7∼8점 경기를 손쉽게 만들고 있다. 기록상으로도 지난 시즌 경기수(8일까지 35경기) 대비 실점을 살펴보면 투수들이 타자들에게 무려 30점 이상을 더 줬다. 현장에서도 구단에 새로 들어온 한 명의 중심타자(외국인타자)가 내는 시너지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두산 노경은은 “작은 변화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큰 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NC 김경문 감독은 “토종 투수들이 더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타자가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이겨내야 한국 프로야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많아진 다득점 경기 왜? “외국인타자+좁아진 스트라이크존 때문”

두산 권명철 투수코치는 다득점 경기가 많아진 이유에 대해 “외국인타자와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 김태형 배터리코치도 “외국인타자는 배트스피드와 파워가 좋다. 거기다가 스트라이크존까지 좁다보니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투수들이 승부하기 힘들어졌다”고 거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승부를 피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타순에는 외국인타자뿐 아니라 정확성과 파워를 지닌 토종타자도 있다. 김 코치는 “외국인타자를 상대할 때는 배터리가 승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기 때문에 2볼에도 방망이가 나오도록 유인구성 볼을 던지게 하는 등 상황에 맞게 리드를 가져가야한다. 또 일단 맞으면 장타이기 때문에 투수들은 제구에 각별히 신경을 써서 실투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 정면승부를 두려워하지 마라!

마운드 위에 있는 투수는 타석에 들어선 타자와 치열한 심리싸움을 벌인다. 기선제압도 필요하다. 공을 쉽게 칠 수 없다는 이미지를 상대에게 심어주면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이는 외국인타자라고 다르지 않다. 권 코치는 “외국인타자라고 주눅 들면 안 된다. 포크볼 같은 낮은 변화구나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잘 활용하는 투구가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몸쪽 승부를 가져가는 것도 헤쳐 나가는 방법이다”라며 정면승부를 주문했다.

외국인타자가 들어오면서 가장 부담이 커진 불펜투수들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두산 윤명준은 “외국인타자는 확실히 위압감이 다르다”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생각을 자꾸 하면 오히려 지레 겁을 먹고 내 공을 던지지 못한다. 어떤 타자든 가장 자신 있는 공으로 승부한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말했다. SK 박희수도 “아직 외국인타자를 상대해본 적은 많이 없지만 한국에도 강한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중요한 것은 공을 배트 중심에 안 맞게 하는 것뿐이다. 오히려 위축되면 투수가 손해다”라고 말했다. 두산 포수 김재환은 “한 바퀴를 돌아보고 평가해야 할 부분”이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는 “타자별로 분명히 약점이 있다. 성향을 파악하고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