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견고했다”

입력 2014-04-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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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필라델피아전 9피안타 불구 6이닝 2실점 QS
LA타임스·매팅리감독, 위기관리 능력 찬사


LA 다저스 류현진(27)이 시즌 4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투수임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팀 타선의 지원부족 속에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팀도 연장 10회 접전 끝에 2-3으로 패해 류현진으로선 소득 없이 끝난 등판이었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에서 이젠 에이스의 향기가 나고 있다.


● 홈 첫 승도, 연속이닝 무실점도 날아갔지만…

5회초가 아쉬웠다. 류현진은 투수 AJ 버넷과 1번타자 벤 르비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2루로 몰렸다. 지미 롤린스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말론 버드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면서 첫 실점을 허용해 12일 애리조나전부터 이날 4회까지 이어지던 18연속이닝 무실점 행진이 마감됐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 라이언 하워드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2점째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6회까지 투구한 뒤 1-2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9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방어율은 1.93에서 2.12로 다소 높아졌다. 팀 타선이 7회말 동점을 만들어 패전을 면했다. 올 시즌 3승을 모두 원정에서 기록한 류현진은 올 시즌 2차례 홈경기 등판에서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 컨디션 난조 속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 발휘

류현진은 이날 분명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직구 최고구속이 시속 92마일(148km)이었고, 대부분 140km 초반대로 밋밋했다. 1회초 삼자범퇴를 제외하고 2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동료 수비수의 실책까지 겹쳤지만, 상대투수인 AJ 버넷에게 안타를 3개나 맞은 것이 위기를 불렀다. 버넷은 이날 생애 첫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연이은 대량실점 위기에서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2회 1사 1·2루 위기를 벗어난 뒤 3회 무사 1·2루에서 지미 롤린스를 삼진으로 잡고, 3번타자인 말론 버드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지난해 26차례 더블플레이 유도로 내셔널리그(NL) 3위에 오른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올해도 4개로 NL 1위(6개)와 2개 차다.

압권은 4회였다. 1사 3루서 도모닉 브라운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병살을 이끌기 위해 일부러 볼넷을 준 것”이라 밝혀 주자가 모여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의 소유자임을 드러냈다. 5회에도 2실점 후 2사 2·3루에서 카를로스 루이스를 고의4구로 걸러 만루를 채운 뒤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 감독도, 미국언론도 위기관리 능력 찬사

투수는 항상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최소실점으로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가 특급투수와 보통투수를 가른다. 이런 면에서 류현진은 특급투수의 위용을 발휘했다. 주변에서도 높은 평가가 이어졌다. 경기 후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불안한 수비를 탓하면서도 “류현진은 오늘도 훌륭한 투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6이닝 동안 9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득점권에 있던 5명의 주자를 잔루로 묶으며 막아냈다’고 호평했고, LA타임스는 ‘류현진은 분명 베스트가 아니었지만 여전히 견고했다(solid)’며 위기관리 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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